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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광장-김도훈] 산업과 환경의 조화는 불가능할까?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계획을 국제사회에 제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결정해 나가는 전후의 과정에서 느낀 소회를 적고자 한다.

일반 국민들도 그렇게 느끼겠지만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과 가뜩이나 경쟁력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 산업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 사이에는 서로 건널 수 없는 강의 양쪽에 있는 사람들처럼 의견의 평행선을 그리고 있었다.

물론 필자는 산업의 경쟁력을 걱정하는 편에 서서 우리나라 장래 산업의 경쟁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지금은 과연 양쪽의 의견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은 없었는지 생각을 돌려보게 된다. 우리나라가 앞으로도 환경을 더 잘 보호하면서도 산업의 경쟁력을 더 키워나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이 문제는 함께 풀어야 할 큰 과제이기 때문이다.

산업의 발전은 환경 파괴를 수반해야 하는 것일까? 혹은 환경을 보호하려 하면 산업활동을 감축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일까? 산업과 환경은 항상 배타적이어야 하는가?

역설적으로 인류의 산업발전 과정 혹은 더 좁게는 우리나라의 산업발전 과정을 되짚어보면 양쪽의 의견이 만날 수 있는 실마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산업이 충분히 발전한 나라들의 환경 보호 수준과 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나라 즉 개도국들의 환경 보호 수준은 천양지차라는 점은 쉽게 이해된다. 우리나라의 상황만 보더라도 과거 산업발전 초기보다는 산업이 상당히 발전해 있는 지금의 환경 보호 수준이 훨씬 높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산업이 발전을 거듭할수록 좀더 환경 친화적이 되고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는 에너지 절약형의 기술을 발전시켜 온 셈이다.

국제적 주목을 끌었던 중국의 70주년 전승절 기념행사를 앞두고 베이징 공기가 몰라보게 달라졌던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은 아직 많은 산업의 에너지원으로 석탄을 사용하고 있기에 산업이 밀집한 베이징 주변의 공기가 항상 숨쉬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모든 산업을 그 준비시기부터 멈추어 버리자 거짓말처럼 공기가 좋아졌던 것이다. 그만큼 아직은 중국산업은 환경파괴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보다 더한 곳은 아쉽게도 북한이다. 산업발전이 더딘 탓에 아직도 난방을 재래식 아궁이에 의존하고 있고 심지어는 목탄차까지 운행하면서 북한의 산은 민둥산을 면치 못하고 그 민둥산이 물을 잡아주지 못해 해마다 홍수가 나는 일이 반복되는 상황을 보면 과거 우리나라 산업발전 초기의 상황이 떠올라 씁쓸하기까지 하다. 우리나라 거의 모든 산들이 울창하게 된 것은 산업발전의 덕을 크다. 산업계에서는 환경을 더 보호하는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발휘하여 이른바 환경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있으니 이 부분에서도 산업과 환경은 함께 가고 있는 셈이다.

역으로 산업 쪽에서도 좋은 환경을 유지하는 것은 향후 산업 스스로의 지속발전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은 모두들 깨닫고 있다. 맑은 물, 맑은 공기가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필수 요소가 되고 있고, 공장 주변에 좋은 환경을 조성했을 때 근로자의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깨달은 기업들이 앞다투어 환경보호, 에너지절약 등을 실천하여 우리나라 유수의 공장들이 오히려 관광 명소로까지 부각되고 있는 것은 오래 전의 일이다. 향후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어가야 할 신기술 분야의 기업들은 그들의 일터로 좋은 환경을 첫째 조건으로 꼽고 있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렇게 본다면 굳이 정부가 나서고 국제기구가 규제를 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기업과 시민단체가 뜻을 함께 하여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는 길이 충분히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기업들이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무조건 환경을 희생하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시민단체들이 환경 보호를 위해서는 산업발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린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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