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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발장의 역습②] 유영철ㆍ김일곤도 처음엔 좀도둑이었다
- 그들은 왜 강력범죄자로 돌변했나


[헤럴드경제=양대근ㆍ김진원 기자]역대 연쇄살인범이나 강력범죄자들을 분석해 보면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내다 생계형 절도로 범죄의 늪에 빠져든후 점점 흉악범으로 변해간 경우가 많았다.

천성적인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인 경우 교화나 치료가 불가능하지만 감옥에서 재사회화되지 못하고 오히려 범죄기술을 배우는 등 악영향을 받은 이들도 적지 않다.

[사진=헤럴드경제DB]

한국의 대표적인 살인마 유영철은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 대표적인 케이스다.

21명을 무참히 살해해 사형을 선고받은 유영철은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88년 이웃집을 털다가 덜미를 잡히면서 범죄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아버지에게 음주 폭행 등의 학대를 받았던 그는 동물 학대를 통해 잔혹성을 길렀다.

이후 특수절도로 10개월, 미성년자 강간 등으로 7년을 복역한 뒤 2003년부터 연쇄살인범으로 탈바꿈했다.

7명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엽기적인 연쇄살인마 강호순도 부사관(하사관) 복무 도중 동료와 함께 소를 훔치다 걸려 불명예 제대한 것이 최초 범죄기록으로 남아있다.

그밖에 전과 15범인 사형수 지춘길을 비롯해 황영동(14범), 온보현(13범), 정두영(6범), 김해선(7범) 등 두 사형수와 비슷한 케이스들이다.

부산ㆍ울산 지역 등을 돌며 23건의 강도사건을 일으켜 9명을 살해하고 8명에게 중상을 입힌 정두영의 경우 지난 1987년 18세 때 처음 살인을 저질러 11년 동안 복역했다.

출소 직후 절도로 다시 6개월을 교도소에 살다가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강도 살인 행각을 시작했다.

최근 한국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던 ‘트렁크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일곤 역시 젊은 시절 오토바이를 타고 날치기를 일삼던 좀도둑에 불과했다.

하지만 범행을 거듭하고 교도소를 들락날락하면서 여성을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까지 훼손하는 악마로 변해갔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살인범죄자가 단순 절도 등으로 처음 체포된 연령은 11∼19세가 64.3%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37.3%로 뒤를 이었다.

심리ㆍ환경적 원한이나 충격으로 청소년기에 범죄의 세계에 발을 디딘 후 차츰 범죄의 강도가 높아진 것이다.

또한 중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는 어차피 중형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갈수록 강력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형사정책연구원은 “살인범 중에는 단순 범죄로 복역했던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소자 교정 교육과 고위험군 집단에 대한 보호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운 국선전담 변호사는 “재소자의 경우 장기간 수용생활을 하면서 사회에 돌아와서 할 수 있는 제도적 교육이 되지 않는다면 인간관계가 다 끊기고, 가족들 떠나고 결국 다시 범죄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며 “절도 등 경제적 곤궁 범죄의 경우 도배기술이나 전기기술 등 유용한 기술을 가르치는 재사회화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재범을 막고 사회적 비용을 절약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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