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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 노인의 날③]노인 공경 사라지고 ‘노인충’ 비하만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지하철 무임승차하면서 진상 부리는 노인충 극혐. 지옥철에 노인충만 없어도 쾌적할텐데…”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와 포털 사이트 댓글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노인 비하와 혐오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던 나라에서 효(孝)와 공경의 대상이었던 노인들이지만, 최근 기승하는 혐오의 낙인, ‘벌레 충(蟲)’자를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사진=헤럴드경제DB]

처음에는 일부 ‘진상’ 노인을 지칭하는 말로 시작했더라도 결국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세대 갈등과 노인들에 대한 젊은층의 반감이 ‘노인충’이란 단어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대다수 한국 노인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자살률과 빈곤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빨간불’이 들어온지 오래다.

올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4 노인실태조사’에서는 우리나라 노인 3명 중 1명(33.1%)은 우울증상을 앓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홀로 사는 독거노인은 전국적으로 약 138만명에 이른다. 지난 2000년(54만명)에 비해 2.5배가 늘어난 수치다. 통계청은 2035년이 되면 독거노인의 수가 지금의 2.5배 수준인 343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에는 노인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리란 예상이 가능한 지점이다.

노인들이 이렇게 힘든 상황에 놓인 사회적 약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젊은층의 혐오 정서는 증가하는 상황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의 역할은 축소되고 젊은층들의 부양 의무가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 변화 속도가 빠르지 않았던 전통사회에서는 노인들의 경험과 지혜가 젊은 세대를 이끌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세상이 워낙 빠른 속도로 바뀌다보니 과거의 지식이 예전과 같은 힘을 발휘하기 힘들어 노인들의 지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취업난 등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 청년들은 노인을 자신들의 세금으로 부양해야할 ‘부담’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여기에 극명한 세대간 투표 양상을 보였던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개개인이 경험한 노인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더해져 혐오 정서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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