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코리아 그랜드세일’ 내수경기 진작 마중물돼야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9개월째 감소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대로 가면 4년째 이어오던 무역규모 1조의 공든 탑도 무너질 것이 확실시된다. 한국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수출에만 목을 매는 천수답 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런 시점에서 1일부터 2주간 펼쳐지는 ‘코리안 블랙 프라이데이’는 의미가 크다. 경제 성장의 한 축인 내수 시장의 볼륨을 키워낼 수 있을 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기 때문이다.

블랙프라이데이 원조격인 미국에서는 11월 넷째 주 금요일부터 연말까지 평소보다 할인 폭이 큰 대규모 세일이 실시된다. 연간 소비의 20%가 이 기간에 집중된다. 대대적인 세일에 소비 심리가 호전되면서 장부상의 적자가 흑자로 바뀐다 해서 ‘블랙’이란 말이 붙었다. 우리도 외양은 잘 갖췄다. 전국의 백화점 71개, 대형 마트 398개, 편의점 2만5400개와 전통시장, TV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프랜차이즈 외식업체까지 참여해 제품을 최대 50~80% 할인 판매한다. 행사 기간 중에 국경절 연휴를 맞은 중국인 관광객 수십만 명이 한국을 방문하는 만큼 특수도 기대된다. 연간 4조원을 돌파한 해외직구 족의 소비를 상당 부분 국내로 돌리면 내수 규모도 그 만큼 커질 것이다.
그러나 기대만큼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제조사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재고떨이’에 나서는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유통업체 주도로 이뤄져 할인 폭에 한계가 있다. 지난해 국내 대표 온라인몰 10곳이 참여해 ‘대한민국이 반값 되는 날’이란 문구를 내걸고 유명 상품을 최대 70%까지 깎아준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제한적 수량에만 적용하는 ‘미끼’에 불과했다. 이번에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불신만 부르게 된다면 안하느만 못하다. 이왕 정부가 나선 만큼 행사에 편승한 온라인 불법거래가 기승을 부리지 못하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정부가 8월 자동차와 대형 가전제품에 대해 개별 소비세를 인하한 뒤 국내 카드 사용액과 승용차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도 3개월째 상승세다. 소비의 물꼬를 트는 정책에 소비자들이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다. 외국인을 겨냥한 코리아 그랜드세일에는 제조업 뿐 아니라 의료 관광 교육 등 서비스업도 잠재력이 크다. 그런데 각종 규제로 우리 스스로 시장을 옥죄며 태국 싱가포르 등 경쟁국에 시장을 빼았기고 있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 그동안 수출에 들였던 노력의 반 이라도 내수 쪽에 돌려보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