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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차 딜러의 눈물]딜러사도 대기업이 장악, 중소 딜러사는 생존 어려워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수입차 딜러사들이 우후죽순 늘고 있는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기업부터 개인사업자까지 딜러사의 운용 주체도 다채롭다. 최근 몇년 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수입차 시장의 성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딜러 사업은 상대적으로 쉽게 뛰어들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다. 대기업의 경우 수입차 판매를 맡고 있는 중소 딜러사를 인수하거나 개인 사업자의 경우 새 딜러사를 차리면 된다. 


구조적으론 해외 업체가 만든 차를 국내로 들여오는 ‘임포터(Importer)’가 있고, 소비자와 직접 접촉해 구매를 유도하고 계약을 성사시키는건 ‘딜러’의 몫이다. 예컨대 독일에서 차를 들여오는건 메스세데스-벤츠 코리아, 차량을 인도받아 소비자에게 파는건 한성모터스, 더클래스효성, 신성모터스와 같은 딜러사들이다.

1일 한국수입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서울은 물론 지방 곳곳으로 전시장이 퍼지면서 수입차 전시장만 전국 363곳(올해 9월 기준)으로 늘어난 상태다. 2013년 9월 기준 316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년새 15%가량(47곳) 늘어난 셈이다.

A 딜러는 “딜러 시장은 누구나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시장으로, 너도나도 딜러를 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이다. 이같은 경쟁 분위기를 이용해 업체가 딜러사에 큰소리를 치는 구조가 형성됐다”며 “그중에서도 대기업 딜러사가 아니면 을(乙)중에 을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대기업이 수입차 시장에서 몸집을 불리고 있어, 중소 딜러사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화교계 레이싱홍 그룹이 설립한 한성자동차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최대 딜러사다. 한성자동차의 계열사인 스타오토홀딩스가 벤츠코리아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그외 신성모터스 등이 벤츠 판매 일선에 있지만, 한성자동차의 수익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 대기업들도 한때 너나할 것 없이 수입차 딜러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효성은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렉서스에 이어 슈퍼카 판매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지난 3월 이탈리아의 마세라티와 페라리를 수입ㆍ판매하는 FMK를 동아원그룹으로부터 인수했다.

코오롱은 BMW와 미니, 롤스로이스뿐 아니라 최근 아우디코리아로부터 서울 송파와 위례신도시 판매권을 따내며 이제 아우디 딜러도 추가했다. 코오롱은 서울 송파를 시작으로 아우디 판매를 확장할 계획이다. KCC는 메르세데스-벤츠와 재규어랜드로버, GS는 도요타, 참존은 아우디와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과 외국자본이 수입차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중소 딜러사는 생존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중소 딜러사에서 일하는 B 딜러는 “딜러사도 이름있는 기업형 딜러사들 위주로 재편되면서, 소형 딜러들은 설자리를 잃고 있다”며 “딜러간 경쟁이 치열해지는걸 이용해 수입차 업체들도 자기 입맛대로 계약을 요구하면서 중소 딜러사의 목을 조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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