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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공무원 이전에 연구원…실험실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싶다”
-‘세계인명사전 등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김진호 연구관


[헤럴드경제=이태형(오송) 기자] 최근 충북 청주에 위치한 오송보건의료행정타운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행정타운에 입주해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하 평가원)의 한 연구관이 세계인명사전에 등재됐다는 소식이다. 독성평가연구부 실험동물자원과 소속의 김진호(52) 보건연구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통상 교수 등 민간 전문가들이 세계인명사전 등재됐다는 소식은 쉽게 접하지만, 공무원 신분의 연구관이 등재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그 사례가 드물다 보니 공무원 인재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관리하는 인사혁신처에서도 세계인명사전 등재 현황을 따로 파악하고 있지 않다. 


김 연구관은 올해 ‘마르퀴즈 후즈 후 인더월드(Who‘s Who in the World)’에 등재된 데 이어 내년에도 자신의 이름을 올리게 됐다. 또 국제인명센터(IBC)의 2016년 ‘국제인명사전(Dictionary of International Biography)’에도 처음으로 등재된다.

김 연구관은 “평가원에서 세계인명사전 등재가 내가 처음은 아니다”며 겸연쩍어 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사실 이번 김 연구관의등재에 앞서 평가원의 강길진 연구관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마르퀴즈 후즈 후 인더월드’에 등재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인명연구소(ABI)의 ‘올해의 인물’과 함께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2곳에 등재된 이는 김 연구관이 처음이다.

앞으로 ‘올해의 인물’에 등재되는 일만 남은 것 아니냐는 농담조의 질문에 김 연구관은 “3대 인명사전 중에서 가장 엄격해 등재 여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겸손해했다.

수의학 박사인 김 연구관은 지난 1996년 국립독성연구소(평가원의 전신)에 입사해 면역독성 분야의 연구에 매진해 왔다. 지금까지 쓴 논문만 70여편에 이른다. 행정 업무가 많아진 지금도 최근 3년간 연 1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국내외 학회에서 주제발표 의뢰가 끊이지 않고 들어온다.

김 연구관은 “한창 연구할 때는 발표자로 국ㆍ내외를 다녀보긴 했지만, 그만큼 연구 시간이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며 “요즘은 웬만하면 요청이 들어와도 반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성분석이 전문 분야인 김 연구관은 분석이 ‘체질’이라고 말한다. 김 연구관은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이 은평구 녹번동에 있을 2009년께 첨단분석팀 신설에 참여했다.

김 연구관은 “당시 장비 세팅하고 분석작업을 해야하는데, 식품이나 의약품은 담당 부서에서 분석 의뢰을 잘 안 해 주는 경향이 있었다”며 “자연스레 다들 꺼려 하는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의 분석 업무를 팀에서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2010년 화장품 파동 당시 스테로이드 성분 분석, 유아 사망 등으로 사회적 파장이 컸던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분 분석, 인육캡슐 성분 분석 등 김 연구관이 참여한 분석작업은 굵직한 사건들과 관련된 것들이 많았다.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을 분석하면서 38종 성분을 동시에 분석하는 동시분석법을 개발한 것도 김 연구관의 성과물 중 하나이다. 이 분석법과 연동해 일종의 데이터베이스인 성분 물질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첫단추를 낀 것도 김 연구관이다.

“분석 작업은 아이템만 정해지면 3~4개월이면 결과가 나와 연구할 게 무궁무진하다”고 말할 때의 김 연구관의 눈빛은 새로운 배움을 얻은 학생의 그것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학생같은 순수함과 연구에 대한 열정이 배어 있는 김 연구관은 인터뷰 말미에 “공무원이기 전에 연구자로서 실험실에 계속 서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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