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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start, 관광입국] 메카로, 메카로…神을 향한 성지순례로 막대한 수익창출
이슬람 聖地 대사원 ‘아지드 알하람’
매년 하지·라마단기간 전세계 순례자 몰려
공항·숙박시설 부족…2017년 대형호텔 건립
무슬림들, 한국 문화·테마파크 등 큰 관심
‘이슬람=폭력’ 편견 버리고 한국 적극 홍보를


지난 9월11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대사원(아지드 알하람)에서 크레인 붕괴로 사망자만 100명이 넘는 큰 사고가 났다. 성지순례를 열흘 앞두고 발생한 참사였다. 24일에도 700명이 넘는 압사 사고가 또 일어났다.

메카 성지순례 관련 사고는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압사 또는 붕괴사고가 잦다. 이번 사고도 압사 사고 위험이 커져 증축공사를 하다가 강풍에 크레인이 무너진 것이라 한다. 어쨌든 이렇게 위험이 수반되는 여행길인데도 그 많은 무슬림들은 왜 그토록 ‘메카로 메카로’ 순례길에 나서는 것일까? 

이슬람 신자라면 따라야 할 다섯 가지 기둥이 있으니, 그것은 ‘샤하다(알라 외 다른 신은 없으며 무함마드는 그의 선지자라는 신앙고백)’, ‘살라(하루 다섯 번 기도하기)’, ‘자카트(가난한 자들에게 선행을 베푸는 행위)’, ‘싸움(라마단 기간 일출부터 일몰까지 금식)’, ‘하지(Hajj : 이슬람 히즈리 달력 12번째 달 메카 순례)’다. 특히 이들은 건강하고 금전적 여유가 있는 신자라면 누구나 평생 한 번은 성지순례를 다녀와야 무슬림으로서 의무를 다 마쳤다고 믿는다.

▶성지순례로 막대한 수익 얻는 사우디=성지순례 의식은 ‘우무라’ 소순례와 ‘하지’ 대순례로 나뉜다. 이번 참사도 하지 순례를 앞두고 일어났다. 인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빈곤한 나라의 신자들은 평생 모은 돈으로 늙으막에 성지순례를 오면서도 감격해 한다. 성지순례 전문 여행사들의 패키지는 5000달러에서부터, 1만달러가 넘는 VIP패키지까지 있다.

메카가 있는 이슬람교의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는 관광인프라도 부실하고, 심지어 관광비자라는 게 없을 정도로 폐쇄적이다. 하지만 메카 성지순례 하나로 막대한수익을 벌어들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는 무슬림의 성지다. 평생 이곳의 대사원 ‘아지드 알하람’ 보기를 소망하는 많은 국내외 이슬람교 순례자들로 늘 붐빈다.

국제연합 세계관광기구(UNWTO) 통계를 보면 2014년 사우디의 입국객은 전년 대비 12.8% 증가한 1500만 명에 이른다. 이집트(960만), 요르단(399만), 카타르(282만) 등 인접 중동국가들은 상대가 안된다. 성지순례 덕이다. 사우디의 경제학자 알 압달리(Al Abdali) 교수에 따르면 2014년 성지순례로 메카를 방문한 순례자들은 총 713만 명, 총 소비액은 350억 달러라 하고, 메카 상무성(Chamber of Commerce)은 2014년 하지 성지순례객이 198만 명, 수익은 85억 달러라고 밝혔다. 하지는 이슬람력 12월7~12일의 5일 기간이지만, 순례자들은 관광을 겸해 보통 체재기간이 더 길어진다. 소비액은 국외 신자의 경우 4633 달러, 국내 신자는 평균 1319 달러로 집계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는 무슬림의 성지다. 평생 이곳의 대사원 ‘아지드 알하람’ 보기를 소망하는 많은 국내외 이슬람교 순례자들로 늘 붐빈다.

▶빠듯한 숙박시설과 열악한 공항=순례 기간 숙박전쟁이 벌어진다. 호텔들은 하지나 라마단 기간과 같은 성수기엔 객실점유율이 100%이고, 요금도 사상 최고치에 달한다. 메카 대사원 전경이 보이는 5성급 호텔의 경우 올해 라마단 시작 후 20일째 되는 날 객실료는 370달러에서 530달러 사이였지만, 본격 휴가에 돌입하는 라마단 종료 10일 전 쯤엔 무려 2만6133달러라는 거액의 객실료가 나왔다고 전한다. 사정이 이러니 친지 집에 머물거나 메카 인근 젯다(Jeddah)라는 대도시의 저렴한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게 보통이다.

사우디 정부는 오래 전부터 객실을 확충하기 위해 호텔개발 사업에 투자했다. 2005년부터는 개인에게서 아파트를 렌트하거나 한 집을 몇 가구가 같이 임대해 지내는 것을 허용했으나, 작년 1월부터 이런 공유형 임대가 사기 등 범죄 사건에 악용되는 걸 막고자 정식 호텔에만 투숙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알 자지라 캐피탈(Al Jazira Capital)에 따르면 현재 메카의 객실 수는 11만 실에 못미치며, 2017년에 1만 실 규모의 세계에서 가장 큰 호텔, 컨벤션, 쇼핑몰 콤플렉스가 건립될 예정이다.

성지순례자들은 대부분 젯다 또는 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성지인 메디나로 입국한다. 사우디는 아직 공항 시설이 주변 UAE나 카타르 공항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연간 성지순례자들만 713만 명이 드나들고 있지만, 젯다의 킹 압둘아지즈(King Abudulaziz) 국제공항은 신공항 터미널을 짓는 중이고, 리야드의 킹 칼리드(King Khalid) 공항은 2017년에야 확장을 마칠 예정이다.

▶인기있는 기념품 聖水…가짜까지 나오기도=성지 순례자들이 메카 방문시 꼭 찾는 아이템은 ‘잠잠(Zamzam)’이라는 성수다. 이 성수엔 유례가 있다. 창세기의 아브라함은 아내인 사라가 아이를 낳지 못하자, 여종 하갈을 첩으로 들여 아들 이스마엘을 낳았다. 하지만 사라가 이를 시기해 갈등이 빚어지자 하갈과 이스마엘은 집에서 도망쳐 나왔다. 광야를 헤매던 이들이 메카에 이르러, 이스마엘이 목이 마르다고 하자 하갈이 물을 찾으러 사파 언덕과 마르와 언덕을 7번 오르내리다가 이스마엘의 발이 땅에 닿자 땅에서 샘이 솟아났는데, 하갈이 “잠잠”(물이여 멈춰라)이라고 외쳐 성수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지금도 성지순례자들은 사파 언덕과 마르와 언덕을 7번 왕복한 후 성수를 마시면 죄가 씻기고, 사탄을 물리치기 위해 7개의 돌을 던져야 한다고 믿는다. 

성수(聖水) ‘잠잠’도 인기 기념품이다. 우리가 무슬림에 대한 편견을 버린다면 한국 문화와 한류에 관심이 많은 그들과 친구가 될 수도 있다.

메카의 아지드 알하람에는 성수 약수터가 있고, 3리터 통에 담긴 성수를 4달러에 판다. 사우디 젯다 공항에는 성수를 아예 수하물로 부치는 카운터도 있다. 성지순례자가 많으니 성수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다. 급기야 올해엔 ‘짝퉁’이 등장해 경찰에 적발됐고, 심지어 암시장까지 커지고 있어 경찰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

흔히 무슬림 하면 우리는 IS, 지하드, 빈 라덴, 중동전쟁 등등 별로 달갑지 않은 단어들을 떠올린다. 때문에 편견을 갖고 왜곡된 시각으로 성지순례를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의 명절 인파, 여름휴가 인파와 다를 바 없다.

이곳 두바이에서 만나는 이슬람 사람들은 무척 개방적이고, 코란을 중시하면서도 타 종교에 관대하며 성실하다. 특히 한국 특유의 자연과 한류, 테마공원 등에 관심이 높은 점이 이채롭다. 개중엔 솔뫼성지, 명동성당, 템플스테이 등 종교적인 쪽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있다. 

최근 신흥시장으로 각광 받고 있는 무슬림시장. 한국에 무슬림들이 많이 찾아오도록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이들로 하여금 이슬람교가 존중받는 느낌을 받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슬람 교도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두 팔 벌려 환영하자. 

김인영 (한국관광공사 두바이지사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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