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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스바겐 조작 파문]고객 이탈 러시, 수입차 잔인한 9월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 따라 영업 현장에서는 차를 계약한 고객들이 출고 직전에 취소하는 사례가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폭스바겐에 대한 불신이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폭스바겐 차를 구매하려 했던 고객들이 대거 이탈하는 현상으로

폭스바겐 차를 계약했던 고객들은 당장 차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며 각 전시장에 문의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 검사를 받던 차들이 실제 도로에서 주행할 때 40배나 많은 배출가스(질소산화물)를 내뿜는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임에도 고객들은 기능과 나아가 안전 면에서도 차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고 불안해하는 것이다. 

폭스바겐 조작 파문에 전체 수입차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용산구에 위치한 폭스바겐 전시장.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급기야 차를 출고받기로 해놓고 해약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불어나고 있다. 강남의 한 폭스바겐 전시장 관계자는 “차에 특별한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고객들이 차를 사지 않겠다고 하면서 이번주 출고시킬 차들이 줄줄이 보류되고 있다”며 “어쩔 수 없이 모든 고객들에게 계약금을 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계약 취소분이 한두 건에서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다. 강북의 한 폭스바겐 전시장 관계자는 “처음에는 하루에 한두 건 정도였지만 지금은 매일 10건 안팎으로 계약 취소분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규모가 보다 큰 전시장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계약 취소분이 생기면서 초비상 사태에 빠졌다. 강남의 또다른 전시장 관계자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취소 사례가 발생하면서 이번달 목표치를 채우기 힘들 거 같다”며 “아무리 설명을 해도 고객들이 줄줄이 빠져나가 지금으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조작 대상이 아닌 다른 모델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폭스바겐의 베스트셀링카 티구안이 대표적이다. 강북의 또다른 전시장 관계자는 “보도가 된 차종 외 다른 차종에 대해서도 못 믿겠다며 계약을 취소하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영업현장에까지 폭스바겐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을 석권하는 독일산 차량의 입지도 크게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국내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수입차가 디젤 차량이라는 점에서 올해 3~4분기 수입차 판매가 급감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8월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폭스바겐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독일산이 74.6%로 압도적이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 누적 점유율도 독일산이 69.2%로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 8월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위는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로 854대가 팔렸다. 2위는 아우디 A6 35 TDI(795대), 3위는 폭스바겐 골프 2.0 TDI(740대)였다.

올해 누적 판매로만 봐도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6069대), 골프 2.0 TDI(4728대), A6 35 TDI(4571대)가 1~3위를 휩쓸고 있다.

이같은 상승세는 이번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순식간에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수입차 판매 중 디젤 비중이 72.3%에 달하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판매로도 디젤 비중은 69%다. 폭스바겐의 디젤차 비중이 90.2%나 된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는 독일산과 디젤 모델로 정리될 정도로 독일 디젤차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며 “이번 사태로독일 디젤차 판매량이 급감한다면 전체 수입차 시장이 휘청일 것”이라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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