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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스바겐 조작 파문]골프에 1등급 준 정부…진실 밝힐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환경부가 다음달 1일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실태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

하지만 앞서 환경부 산하 기관이 폭스바겐의 골프에 대기오염물질 배출등급 1등급을 부여한 바 있어 환경부가 이번 파문에 대해 낱낱히 파헤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환경부 이미 미국에서 리콜 명령을 받은 폴크스바겐 5종 가운데 국내서 판매되는 골프와 제타, 비틀, 아우디 A3 등 4종을 각 1대씩 수입차 하역항인 경기 평택항에서 확보한 상태다. 


다음달 1, 2일에는 ‘실험실 검사’를 한다. 차량이 배출가스 인증 검사를 받는 상황과 동일한 조건에서 점검하는 ‘인증 모드’ 조사라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실제 도로 주행은 다음달 6일 이뤄진다. 환경부는 주행 상황을 언론에 공개할 계획이다. 조사팀은 인천 시내 도로를 약 90∼120분 간 주행하면서 차의 여러 기능을 시험한다. 저속 운행, 급가속, 에어컨 가동 등 다양한 상황을 점검한다.

수도권대기환경청 조사에서 1등급을 받은 골프.

하지만 환경부 산하 수도권대기환경청은 작년 출시된 국산차 및 수입차 552종 대상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 조사를 통해 폭스바겐의 골프 2.0TDI에 1등급을 줬다. 대기오염지수와 온실가스지수를 종합한 결과다.

탄화수소(HC)와 질소산화물(NOx)의 합계치, 입자상물질(PM), 일산화탄소(CO) 등을 측정하는 대기오염물질 지수에서 골프는 5점 만점에 4점을 받았다. 이산화탄소(CO2)를 측정하는 온실가스지수에서는 5점 만점에 5점을 받았다. 이에 골프는 총 10점 중 9점을 획득해 1등급을 얻었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질소산화물 관련 골프는 탄화수소와 질소산화물 합계치 조사에서도 기준치(0.23g/㎞)보다 낮은 0.163g/㎞를 기록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폭스바겐 디젤 승용차가 검사를 받을 때는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실제 도로에서 주행할 때는 이를 꺼지도록 해 기준치 40배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폭스바겐이 정지 테스트와 도로 주행 간의 배출가스 용량에서 차이가 나는 ‘EA 189 형’ 차량이 1100만대라고 밝힌 가운데, 이 같은유형의 차량이 국내로 들어왔다면 우리 정부가 실시한 테스트와 실제 도로에서 달릴 때 배출되는 오염물질 양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골프 외에도 비틀 2.0TDI, 제타 2.0TDI BMT프리미엄과 아우디의 A3 2.0TDI 등도 질소산화물이 포함된 항목에서 기준치보다 낮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것으로 기록됐다. 이들 3개 차종은 전체 평가에서 2등급을 받았다.

환경부는 미국에서 조작이 적발된 차종과 다른 모델을 점검하기로 해 이 역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달 1일부터 한국이 수입하는 디젤차는 강화된 배기가스 기준인 유로6를 충족한 차량이다. 유로6는 2013년부터 유럽연합(EU)이 도입한 디젤차 배기가스 규제로 기존 유로5보다 미세먼지는 50%, 질소산화물은 80%가량 더 줄여야 한다.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조작을 인정한 1100만대의 디젤차는 모두 유로5에 해당하는 ‘EA 189’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다. 구체적으로 유로5 기준의 1.6 TDI 엔진과 2.0 TDI 엔진이다.

게다가 이달부터 국내에 유로6가 새로 적용돼 자동차 업체들은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자동차에 특정 장치를 부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국도 미국처럼 2009년부터 올해 초까지 나온 차량을 대상으로 배기가스 조작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환경부는 유로5 기준의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여부는 내년에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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