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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 살인사건 재판의 최대 쟁점은 ‘피(血)’
‘혈흔분석’과 ‘피묻은 옷’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의 첫 재판이 내달 초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심규홍) 심리로 열릴 예정인 가운데, 검찰은 유죄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2011년 재수사에 착수한 지 4년 만에 패터슨을 법정에 세우게 된 검찰은 기존 수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 못했던 추가 증거를 확보했다.

아더 존 패터슨이 대한민국 국적기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법무부]

검찰의 주된 증거는 혈흔 패턴(형태) 분석자료다.

혈흔 형태 분석은 핏자국의 모양과 크기,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범행 수법이나 범죄 현장을 재구성하는 과학수사 기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덱스터’에서 동명의 주인공이 경찰의 혈흔분석가로 나와 다소 생소했던 혈흔 분석 기법에 대한 관심을 높인 바 있다. 드라마에선 주인공이 직접 다양한 흉기를 이용해 범행 현장과 가장 유사한 핏자국을 재현해냄으로써 수사 단서를 제공하는 장면이 자주 그려졌다.

검찰은 1997년엔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던 혈흔 분석 기법을 통해 패터슨이 진범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인기 드라마 ‘덱스터’에서 주인공 덱스터가 혈흔 분석을 하는 장면 [사진=데일리메일]

사건 당시 피해자 고(故) 조중필(당시 22세)씨는 목 부위를 칼로 깊게 찔려 동맥이 절단돼 다량의 혈액이 뿜어져 나왔다. 때문에 진범의 몸에는 피가 많이 튀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패터슨은 머리와 상ㆍ하의, 양손에까지 피를 뒤집어 쓴 반면, 현장에 함께 있었던 친구 에드워드 리(36)의 경우 상의에 스프레이로 뿌린 듯한 형태로 피가 약간 묻은 정도였다. 검찰은 이 같은 점을 종합해 패터슨을 진범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범행 이후 패터슨의 언행도 주요 증거가 될 수 있다.

법원 판결문을 보면, 에드워드는 사건 이후 집으로 가서 어머니에게 “옷에 피가 묻었다”고 말하고 피 묻은 옷을 세탁기에 넣고 잠을 잤다.

반면 패터슨은 사건 직후 패스트푸드점과 같은 건물 4층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가 상의를 친구의 셔츠와 갈아입고 나온 뒤, 피 묻은 셔츠를 불에 태우고 범행에 사용된 칼을 도랑에 버리는 등 증거를 없애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패터슨은 당일 함께 했던 다른 친구에게 자신이 한국남자의 몸을 칼로 찔렀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경찰 대질신문에서 에드워드가 자신을 범인으로 지목했을 때도 “친구가 옆에 있어 마음이 아파 더 이상 진술하지 못하겠다”며 적극적으로 혐의를 부인하지도 않았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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