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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ㆍ26 세계 피임의 날③]여성의 지위 변화와 함께한 ‘피임 변천史’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임신은 축복이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출산으로 가중되는 부담을 버거워하는 부부들에게 피임은 계획적 출산을 돕는 도우미가 돼 왔다.

우리나라도 시대 변화에 따라 피임하는 부부들이 늘고 있는데, 시기별로 선호되는 피임법의 변천사를 보면 여성의 지위 향상 과정과 궤를 같이했다.

1970년대만 해도 피임은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이 높았다. 여성의 발언권이 약해 함부로 남편에게 피임을 요구하지 못했던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ㆍ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1979년엔 여성에게 가하는 난관수술이 가장 애용되던 피임법이었다.

14.5%의 응답자가 이 방법을 사용한다고 답했고, 2위(9.6%)는 자궁내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세번째로 많은 것은 먹는 피임약으로 7.2%가 이를 택했다.

또 이는 정부의 출산억제정책과 맞물려 권장됐던 영구 피임법인 난관수술을 다수의 여성들이 수용했던 터다.

이 당시는 피임율도 현재보다 크게 저조했다. 이 조사의 ‘유배우 부부의 피임실천율’을 보면 54.5% 수준을 보였다.

그러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양성 평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점차 난관수술 등 여성 피임법들이 줄어들게 된다.

난관수술의 비중은 정점을 찍은 1988년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타게 되고 2000년대 들어선 10%대로 떨어졌다가 2012년 현재 5.7%까지 내려온 상태다.

현재 가장 대중적인 피임법은 콘돔 착용이 됐다. 2012년 기준 23.7%가 콘돔으로 피임을 한다고 응답했고, 남성에게 가하는 정관수술의 비중도 16.7%로 두번째로 높은 순위를 보였다.

이사이 먹는 피임약은 2.3%로 주저앉았고, 자궁내 장치는 10.5%로 33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2010년대 들어선 응급(사후) 피임약 사용도 늘고 있다. 응급피임약은 사전피임약에 비해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 함량이 10배 정도 높아 수정란 착상을 빠르게 막아준다. 단, 구토나 복통 같은 부작용뿐 아니라 복용횟수가 많아질수록 피임 효과도 떨어질 수 있다.

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1991년을 기점으로 피임방법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이뤄졌는데, 여성피임방법에서 남성피임방법으로 전환된 것”이라며 “이런 남성피임법의 증가는 성평등적인 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 및 경제활동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배우 부부의 피임실천율은 2012년 현재 77.1%까지 올라왔다.

연령별 피임실천율은 나이가 든 부부일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5~29세 부부의 경우 48.4%를 기록한 반면 30~34세는 62.4%, 35~39세는 84.1%, 40~44세는 90.0%를 기록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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