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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수의 X-inside] ‘최연소 vs. 역(逆)쿠데타’
[헤럴드경제]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고 했던가.

비슷한 시기에 산 정상에 오른 독일차 CEO들이 나흘 간격을 두고 골짜기에 추락하면서 떠오른 말이다.


# 지난 1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현장. 하랄드 크루거(49) BMW그룹 총괄 CEO가 프레젠테이션 도중 갑자기 휘청거렸다. 정신을 잃은 크루거는 곧바로 부축을 받아 퇴장했다.

하랄드 쿠르거 BMW CEO[사진=게티이미지]

그는 BMW 역사상 최연소 사장이다. 올해 5월 취임 당시 전세계로부터 화려한 스폿라이트를 받은 이유다. 정글 같은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게다. 게다가 이번 모터쇼가 CEO 취임 후 첫 데뷔 무대였다. 그 무게를 고스란히 짊어진 40대의 CEO는 재임기간 4개월 만에 단기 번아웃(burn-out)에 이른 셈이다.

다행히 치료 후 안정기를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적장들의 눈앞에서 약한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낸 BMW의 최연소 CEO 크루거. 그는 골짜기를 어떻게 탈출해 나갈까.
15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프레젠테이션 도중 쓰러지는 하랄드 크루거 [사진=게티이미지]


# 지난 19일 폭스바겐그룹은 미국 내 배기가스 조작으로 대규모 리콜 명령을 받았고, 이어 판매중단 조치를 취했다. 파장이 크다. 미국에서 독일과 전세계로 번질 움직임이다. 마르틴 빈터코른(68) 폭스바겐 회장은 20일 성명서를 내고 “개인적으로 소비자와 공공의 신뢰를 저버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당국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마르틴 빈터코른 폭스바겐 회장[사진=게티이미지]

빈터코른이 누구인가. 올 4월, 자신을 쳐내려던 페르디난트 피에히(78) 전 이사회 의장을 오히려 몰아내고 회장 자리에 오른 야망가다. 피에히는 그룹 설립자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외손자로, 최고경영자 9년, 이사회 의장 22년을 지낸 그룹의 ‘살아 있는 역사’였다. 그런 그를 돌려세웠으니, 빈터코른의 위세는 대단했다. 하지만 불과 5개월만에 산 정상에서 깊은 골짜기로 추락해 있다. 역(逆)쿠데타로 회장 자리에 오른 야망가 빈터코른. 그는 또 어떻게 골짜기를 빠져 나갈까.(*결국 빈터코른 회장은 골짜기를 빠져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는 23일 "폭스바겐은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면서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호사가들은 다시 경영권 얘기를 꺼낼 것 같습니다.) 

빈터코른 회장(왼쪽)과 페르디난트 피에히 전 이사회 의장 [사진=게티이미지]

김필수 라이프스타일섹션 에디터/pils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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