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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박재억] 물류기업, 유라시아 대륙에 눈 돌리자
유라시아 지역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중국의 ‘일대일로’와 AIIB의 출범, 러시아의 극동개발 전략 등 유라시아 지역을 둘러싼 국가간 개발전략 구상도 활발하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3년 10월 유라시아 국제 컨퍼런스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주창했으며,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난 9일부터 3일간 서울에서 ‘유라시아 교통물류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유라시아 대륙 국가들의 교통물류 정책에 대한 비전과 전략 등을 조망하고, 단절없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국가 간 교통 인프라 구축과 협력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물류인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었다.

유라시아 대륙은 전세계 인구의 71%가 살고 있고 세계 육지 면적의 40%가 되는 최대 단일 대륙이다. 또 유라시아 대륙의 총 교역량은 24조달러에 달하고 있고, 유라시아 지역에 속하는 국가들과 우리나라의 10년간 연평균 교역량은 유럽연합(EU) 9.2%, 동유럽 20.4%, 중앙아시아 18.1%, 동아시아 13.7%로 증가하는 등 성장 잠재력과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이다.

이렇게 많은 발전 가능성을 가진 기회의 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물류기업이 유라시아 지역에 대해 갖는 관심과 진출 실적은 아직 저조한 편이다. 우리 물류기업의 진출이 부진하자, 유라시아 지역으로 진출한 우리 제조기업들도 높은 물류비용과 리스크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또 우리가 주춤하는 사이에 러시아와 일본은 유럽과 태평양을 연결하기 위한 새로운 물류 루트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국가간 물류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남북분단이라는 물리적 장벽을 극복하고 유라시아로 진출하기 위한 민ㆍ관의 노력이 그 어느때 보다 절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물류기업들이 유라시아 대륙의 물류체계 구축 사업에 적극 참여한다면 인프라 구축, 물량 확보 등의 측면에서 여러 이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동남아시아, 태평양을 출발하는 막대한 물동량을 유라시아를 통해 유럽으로 보낼 수 있어 무역량도 획기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며, 이는 포화상태에 다다른 국내 물류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이 보다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 물류기업들의 유라시아 지역 진출의 걸림돌이 되는 여러 장애요인들이 제거돼야 한다. 물량 확보의 어려움과 사업 투자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현지 인프라의 구축과 투자를 촉진할 여러 외교적ㆍ행정적 지원들이 병행돼야 한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을 계기로 유라시아 국가간 협력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우리나라의 물류기업이 유라시아에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회들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한국통합물류협회도 이런 노력에 부응해 우리 물류기업이 힘차게 유라시아로 뻗어갈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유라시아 대륙은 과거 우리 조상들이 활동했던 주무대이며, 중앙아시아에 강제이주돼 신음했던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의 웅지와 한이 서린 유라시아 대륙에 물류를 통해 다시 한번 힘차게 진출, 민족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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