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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불륜리포트
“부부가 분별이 있다는 것은 각자가 그 짝을 배필로 삼고 서로 남의 배필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부가 분별이 있은 뒤에 부자가 친하게 된다’고 한 것이다”. 다산 정약용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글이다. 유교사회 부부관계의 표상인 ‘부부유별’(夫婦有別)‘을 설명한 것으로, 정약용은 이를 정절의 문제로 봤다. 이에 앞서 조선 중기 유학자 이덕홍은 ‘부부유별도’에서 ’부부유별‘을 두 가지 뜻으로 해석했다. 즉 남편과 아내가 한 방에서 동거하게 되면 다시는 타인과 섞일 수 없다는 것이 하나이며, 남자는 밖, 여자는 안을 맡기 때문에 내외가 서로 뒤바뀔 수 없다는 게 다른 하나다. 특히 이덕홍은 다른 부부를 넘보거나 부부관계가 아닌 남녀는 결코 대면해서는 안된다는 성적 순결의 의무를 부부윤리의 핵심으로 보고 정절을 부부상호간에 지켜야 할 의무로 강조했다. 부부의 이상적인 형태는 고대 경전 ‘춘추좌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공 2년 기록에는 부부의 다른 이름으로 사용된 ‘항려’(抗儷)란 표현이 등장한다. 부부 각자가 서로 필적할 만한 힘이나 능력을 갖고 상대를 이루어주는 관계를 이르는 말이다. 조선시대 지식인들은 항려를 유독 사이가 좋은, 좀 특별한 부부에 한정적으로 썼다. 유희춘과 송덕봉 부부의 이야기는 그 한 사례. 어느 날 남편 유희춘은 시골에서 올라와 자신의 서울 관직 생활을 돌보는 아내가 남편의 숙직으로 홀로 추운 단칸방을 지키고 있을 것을 염려해 몸을 데우라고 술 한 병과 시 한 편을 보낸다. 술을 전해 받은 덕봉 역시 그 자리에서 마음을 담은 화답의 시를 써 보내게 된다. 최근 한 여론기관이 ‘불륜리포트’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한민국 불륜자수는 636만명에 이른다. 50대 남자의 절반이 불륜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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