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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을 위해서라면…” 현대차의 집념
신형 아반떼 충돌 테스트 현장 공개

3주전 쏘나타보다 까다롭게 진행
관람객들 파편 까지 살피며 확인
운전석부터 후면부까지 멀쩡하자
“정말 대단하다”우레와 같은 박수


“5초 카운트 후 충돌에 들어가겠습니다”

장내 아나운서가 숫자를 세자 200여명의 청중이 몰린 야외 무대에 일순간 정적이 일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모두가 흥분된 표정으로 정면의 대형 스크린 속 텅 빈 현장을 응시하고 있을 때 갑자기 화면 속으로 흰색 자동차가 질주하며 들어오더니 설치된 장애물에 ‘쿵’하고 부딪혔다. 차의 전면부가 심하게 박살남과 동시에 운전석에서 에어백이 순식간에 터졌다. 여기저기서 ‘와우’라는 탄성이 나온 가운데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던 청중들은 한동안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아반떼 동호회, 블로거단, 일반 고객 등 200여명이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신형 아반떼의 충돌테스트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다.
아반떼 동호회, 블로거단, 일반 고객 등 200여명이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신형 아반떼의 충돌테스트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다.

현대차가 인천 송도에서 쏘나타 정면충돌 테스트를 공개적으로 실시한 지 약 3주 만인 지난 10일, 이번에는 6세대 신형 아반떼로 충돌 테스트를 선보였다. 앞서 정면충돌보다 더욱 까다로운 조건인 미국의 스몰오버랩(시속 64㎞로 차량 앞부분 25%만을 비껴 충돌시키는 테스트) 방식이었다.

특히 사상 최초로 현대차는 극도로 보안이 유지되는 남양연구소에 일반 고객들을 초청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수출용과 내수용 사이 안전 성능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현대차의 강한 집념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현대차는 실제 충돌 테스트 공간에서 생중계한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치밀함도 보였다. 6세대 모델이 5년 만에 나왔다는 의미로 테스트 현장에서 진행자가 5번째로 참가 신청한 고객에게 불시에 전화를 걸어 실시간 상황임을 입증했다.

현대차는 생중계 후 고객들을 실제 테스트 현장으로 안내했다. 현장에는 내수용인 신형 아반떼 1.6GDi가 충돌 후 튕겨져 나간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바닥의 작은 파편들까지 충돌 당시의 생생함을 전해줬다.

고객들은 부서진 모습을 유심히 살피며 안전성을 평가하는 3가지 포인트를 꼼꼼히 살폈다. A필러(앞유리와 옆유리 사이 기둥)에 아무런 손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고, 직접 운전석 문을 열어보며 충돌 후 운전자가 빠져나올 수 있는지 체크했다. 정확히 더미가탄 자리 주위로만 머리, 가슴, 무릎, 사이드 등 4군데의 에어백만 터졌다. 충돌한 전면부만 부서지고 운전석부터 후면부까지 멀쩡한 것을 보고 일부 고객들은 ‘대단하다’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 테스트는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하는 것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고 신뢰도 높은 방식으로 꼽힌다. 미국에 시판되는 차량 대상으로만 진행되는데 현대차는 고집스럽게 국내에 판매할 신형 아반떼로 자체 스몰오버랩을 고객들에게 선보였다. 그 만큼 국내에 판매할 아반떼로 미국의 안전성 테스트를 받아도 높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점을 투명하게 알리려 했던 것이다. 차석주 현대차 안전성능개발실장은 “국내로 들여오는 수입차는 미국에서와 달리 스몰오버랩 대응이 안 돼 있다. 반면 현대차는 미국 수출용과 내수용 똑같이 안전성을 갖춰 이를 자신있게 고객들에게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내구부식동, R&H(승차감), nㆍvㆍh(소음 및 진동) 등을 테스트하는 연구소도 일반에 공개했다. 모두 극비로 신차가 개발되는 현장이다.

고객들은 연구소를 둘러보며 각 분야 연구원들에게 “왜 수출용으로 테스트하는 모습을 보여주냐”, “모터 불량 문제는 해결됐냐”등의 날카로운 질문도 던지며 평소 품었던 생각들을 거침없이 쏟아내기도 했다. 쏘나타를 타고 있다는 박동식(44)씨는 “이날 한 번 둘러본 것만으로 과연 실제 내가 탈 차도 똑같이 철저한 테스트를 거치는지 완벽히 믿기는 어렵다”면서도 “현대차가 스몰오버랩까지 공개하는 것으로 보고 이제 정말 변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화성=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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