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현대차도 파업 결의, 노사 힘 합쳐도 모자란데…
대기업 노동조합이 줄줄이 파업에 나서는 등 이른바 추투(秋鬪)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9일 전체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의했다. 노조측은 일단 사측과 추가 협상을 벌이고, 그래도 진전이 없으면 언제든 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파업 카드를 사측을 압박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삼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현대차 뿐이 아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종 노조연대가 이날 처음 파업을 벌였다. 금호타이어는 노조의 전면파업에 대응해 사측이 아예 직장을 폐쇄했다.

파업을 벌이고 있거나 예고된 조선과 타어어, 자동차 업종은 글로벌 경기와 ‘차이나 쇼크’의 직격탄을 맞아 회사 존립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중국내 판매량이 전년대비 26% 가량 줄어드는 등 해외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크게 떨어졌다. 조선업종은 사정이 더 좋지않다. 현대중공업만 해도 해양플랜트 사업 부실로 3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그 바람에 사무직 1300명이 희망퇴직을 해야 한다. 노사가 힘을 보태도 외부로부터 밀려드는 위기를 이겨내기 힘든 판에 내 몫을 더 달라고 파업에 나서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더욱이 현대차 노조의 요구는 분별력을 의심할 정도다. 회사 사정은 생각지도 않고 기본급 인상은 물론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내놓으라는 것만도 과도해 보인다. 그런데 정년을 65세로 늘리고, 임금피크는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의하면 완성차 업계 평균 임금은 9234만원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본 도요타(8351만원), 심지어 독일 폴크스바겐(9062만원)보다 많다. 그런 반면 생산성은 이들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1인당 연간 생산대수가 한국은 37대인데 비해 도요타는 93대, 폴크스바겐은 57대다. 임금 더 올려달라는 건 염치없는 일이다.

파업을 무기로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자꾸하면 사측은 생산시설을 해외로 옮겨 갈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 자동차 생산 능력이 연 450만대 가량으로 20년째 거의 변화가 없는 이유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 규모만 보더라도 4개월째 하락세이고, 취업 포기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도 노동계의 대승적 양보가 절실하다. 기업들도 채산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국내에 사업장을 늘려 고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 바란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