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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매 낙찰가율 급락, 알고보니 통계 착시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달 경매시장에서 업무상업시설과 주거시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급락했으나 1~2개 초대형 물건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물건의 낙찰 사례만 제외하면 시장이 사실상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평균의 착시’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경매시장에서 사무실, 빌딩, 상가, 오피스텔, 숙박시설, 위락시설, 병원, 주유소 등이 포함되는 ‘업무상업시설’의 펑균 낙찰가율은 51.9%로 전달(69.9%)과 비교해 18%포인트나 추락했다. 이는 올 1~7월 업무상업시설 월평균 낙찰가율(65.4%)과 비교해 한참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아파트, 단독ㆍ다가구 등이 모두 포함된 전국 ‘주거시설’ 평균 낙찰가율도 84.2%를 기록해 7월(86.1%)보다 1.9%포인트나 떨어졌다.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6월 86.7%까지 오르는 등 상승세였으나 지난달부터 빠르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매시장에서 낙찰가율이 낮아지는 것은 경매 참여자들이 앞으로 시장이 하향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낮은 가격에 입찰하는 경향이 생겼다는 의미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움츠러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통계는 ‘평균의 오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지나치게 낮게 낙찰된 초대형 경매 진행건수 몇건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체 흐름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업무상업시설 가운데 지난달 10일 경북 영주시 아지동 ‘영주판타시온리조트’가 낙찰됐다. 감정가 1424억5744만원짜리 초대형 물건인데 여러 차례 유찰된 끝에 결국 92억899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은 7%에 불과했다. 같은 날 전북 남원시 주천면 전체 면적 2만5246.71㎡ 크기 ‘콘도’도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 60억7085만원인 이 콘도는 5억391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8%에 불과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감정가가 비싼 초대형 경매 물건이 동시에 10%에도 못미치는 낙찰가율로 팔린 흔하지 않은 사례”라며 “일반적이지 않은 경매 낙찰 사례인데 전체 시장 평균을 크게 떨어뜨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경매 건을 제외하고 지난달 진행된 2333건의 전국 업무상업시설 낙찰가율을 다시 뽑으면 낙찰가율은 66.8%로 높아진다. 이는 올해 월평균 낙찰가율 보다 높은 것이다.

주거시설 평균 낙찰가율도 마찬가지. 지난달 26일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에 927가구 규모의 아파트단지(감정가 299억5555만원)가 통째로 나와 80억100만원에 낙찰됐다. 아직 준공되지 못한 상태의 공동주택으로 권리관계가 복잡해 계속 유찰되다가 이번에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은 26.7% 수준으로 낮다. 지난달 전국 주거시설 평균 낙찰가율에서 이런 사례를 제외하면 주거시설 평균 낙찰가율이 87.9%로 올라간다. 주거시설 낙찰가율 상승세가 지난달에도 변함없이 이어진 셈이다.

이창동 연구원은 “감정가가 높은 물건 중 권리관게가 복잡해 계속 유찰되던 물건이 최근 낙찰되기 시작했다는 건 한편으로는 시장이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며 “전체 평균 낙찰가율이 떨어졌다고 시장이 위축됐다고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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