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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세대 계획도시’ 안산, 재건축 급물살
정비구역 설정단지 20여곳 지정…대우·롯데·현대건설 등 3곳
관리처분 인가후 일반분양 돌입…상록구등 이주수요로 전셋값 껑충


안산시 성포동 ‘성포주공3단지’ 아파트는 최근 재건축 사업의 마지막 단계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다. 지난 2003년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지 12년만에 거둔 결실이다. 5층짜리 23개 동으로 구성된 이 단지는 앞으로 최고 34층짜리 고층 아파트로 변신하게 된다.

국내 최초의 ‘계획도시’로 꼽히는 경기도 안산이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 80년대 초 건축된 단원구 일대 저층 단지들을 중심으로 재건축사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9일 안산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재 안산에서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설정된 단지는 20여곳이다. 주민들이 재건축을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 중인 예정구역까지 합치면 40개 단지가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고잔동 주공5단지(1·2구역), 주공6단지를 비롯한 5곳이 추가로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안산시 선부광장의 육각형 도로망. [사진제공=안산시]

안산시 관계자는 “안산의 주택재건축은 2003년부터 시작됐지만 시공사가 파산하는 등 단지별로 부침을 겪으면서 진행 속도는 느렸다”며 “올해는 3곳에서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일반분양에 돌입하는 등 전반적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말했다.

안산의 모체는 ‘반월신공업도시’다. 서울에 밀집된 인구와 공업시설의 분산화를 위한 목적에서 정부가 70년대 말 수립한 신도시다. 도시 서쪽은 서울에서 이전해온 공장들이 모여 공업지대를 이뤘고, 동쪽에는 배후 주거지가 조성됐다.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86년엔 시로 승격됐다. 

안산의 개발 과정에선 국내 최초로 ‘도시설계’ 개념이 적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 당시 단원구 고잔동과 선부동, 성포동 일대에 대거 공급됐던 주공아파트와 연립주택들이 재건축에 나서기 시작한 건 10여년 전부터다. 당시 안산시는 전국에서 최초로 재건축 업무만을 총괄하는 부서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된 정비사업이 올들어 하나둘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올해 안에 이주와 철거를 마치고 본격적인 새 아파트 공사를 시작하는 곳은 모두 3곳이다. 대우건설이 중앙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안산 센트럴 푸르지오’의 일반분양을 지난달 시작했다. 오는 11월에는 롯데건설과 현대건설이 각각 ‘초지동 롯데캐슬’(군자주공5단지 재건축), ‘힐스테이트 중앙’(중앙주공1단지 재건축)을 선보인다.

이들 단지에서만 2000여가구 가량이 비슷한 시기에 이주대열을 이루면서 안산은 올해 내내 지독한 전세난을 겪고 있다. 특히 비교적 새 아파트가 많은 이웃한 상록구로 전세 및 매매수요가 몰리면서 시세가 껑충 뛰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1월 대비 8월의 안산 상록구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7.54%로 하남(8.89%)과 광주(7.55%)에 이어서 상승률 경기도 ‘톱 3’에 속한다.

현지 중개업소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상록구 사동에 있는 ‘안산고잔푸르지오6차’ 전세금(전용 88㎡)은 2년 전에 2억원 초반이었으나 최근엔 2억7000~2억9000만원 수준에 매물이 나온다. 중소형 면적으로만 구성된 ‘푸른마을5단지’도 전용 49㎡의 전세금은 2억2000만~2억4000만원 호가한다. 2년 전에 비해 5000만~6000만원 올랐다.

시 승격 3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에는 재건축에 속도를 내는 단지들이 더 나타날 것으로 보여 전세금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박세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안산시 단원구 지회장은 “안산에서 옮겨갈 집을 찾지 못한 이주자들이 수원 권선구나 장안구까지 가서 전셋집을 물색하면서 그쪽 전셋값도 크게 뛰었다”며 “앞으로도 줄줄이 재건축이 이뤄지면 안산을 비롯해 주변 도시 주택시장에 소용돌이가 크게 생길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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