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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호텔 ‘빅2’…면세점·레저분야도 양보없는 승부
1979년 같은해 출생 사업형태도 닮은꼴
롯데 상장시 양사 주가경쟁도 볼만

신동빈·이부진 둘다 공격적 경영스타일
롯데, 연말 시내면세점 수성여부 주목
비즈니스호텔사업도 새 격전장으로 부상



호텔이 넘친다. 눈 돌리면 곳곳에 호텔이다. 비즈니스호텔도 많이 생겼고, 스몰 럭셔리를 지향한 특화호텔도 눈길을 끈다. 그래도 손에 꼽는 특1급은 10개 안쪽이다. 롯데, 신라, 그랜드인터컨, 조선, 플라자, 하얏트, 힐튼, 메리어트, 워커힐 등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라이벌로 불릴 만한 빅2는 어디일까. 명성으로나, 덩치로나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를 꼽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 특히 이제 막 시작된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이 마무리되면 명실상부한 양강 체제가 구축될 전망이다.


▶쌍둥이 같은 출발=‘호텔롯데’와 ‘호텔신라’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검색할 때 정식 법인명이다. 물론 일반인들에겐 롯데호텔, 신라호텔이 더 낯익다.

두 호텔은 나이가 같고, 커 온 과정도 비슷하다. 태생부터 라이벌 구도를 갖춘 셈이다. 서로 엎치락뒤치락했다. 호텔 개관을 위한 법인설립은 호텔롯데가 1973년 5월 5일로 호텔신라(1973년 5월 9일)보다 나흘 빨랐다. 하지만 막상 개관은 호텔신라가 1979년 3월 8일로, 호텔롯데( ‘롯데’ 이름을 단 개관이 1979년 3월 10일. 전신인 반도호텔은 1936년 4월 개관)를 이틀 앞섰다. 지금 두 호텔의 주력사업이 된 면세점 오픈은 호텔롯데가 1980년, 호텔신라가 1986년으로 격차가 있다. 하지만 기업경영 측면에서는 호텔신라가 발빠르게 움직였다. 1991년에 상장을 했고, 1995년에는 종업원지주제도 도입했다.


▶벌어진 격차=사실 덩치로만 따지면 라이벌로 부르기엔 차이가 난다. 매출액에서나, 영업이익에서나 호텔롯데가 호텔신라를 압도한다. 2014년 기준 매출액은 호텔롯데가 4조1469억원, 호텔신라가 2조795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각각 4269억원, 1746억원. 객실수(서울 본관 기준)도 호텔롯데가 1120개, 호텔신라가 461개로 차이가 크다.

현재 상장된 호텔은 호텔신라가 유일하다. 여기에 두 호텔은 면세점, 호텔, 생활레저 등 사업 포트폴리오도 유사하다. 각각의 매출 비중이 호텔롯데는 83.7%, 10.4%, 5.9%, 호텔신라는 89.8%, 8.5%, 2.1%로 대동소이하다. 호텔신라에 견줘 호텔롯데의 상장 후 미래모습(주가 또는 시가총액)을 유추하는 경우가 잦은 이유다.

직원수는 호텔롯데가 4089명, 호텔신라가 2186명이다. 급여 수준은 짠 것으로 소문난 롯데가 예상과 달리 신라보다 많았다. 호텔롯데의 경우 11명 등기임원의 보수총액은 40억5900만원으로, 1인당 3억6900만원을 받고 있다. 직원들까지 포함한 1인 평균급여액은 2400만원이다. 호텔신라는 8명 등기임원의 보수총액이 24억9300만원으로, 1인당 3억1200만원이었다. 또 직원 포함 1인 평균급여액도 2300만원으로, 호텔롯데보다 적었다.

▶신동빈 대 이부진=호텔롯데 상장 후에는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사업은 물론이고, 주가에서도 자존심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양 사 모두 오너를 정점으로 전문경영진이 촘촘히 포진해 있다. 호텔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신동주(사내이사), 신영자 (사내이사), 송용덕 사장, 이홍균 부사장, 박동기 전무 등이 등기임원으로 있다. 호텔신라는 이부진 사장, 한인규 차정호 부사장, 허병훈 채홍관 전무 등이 등기임원이다.

앞으로는 사실상 신동빈(60) 대 이부진(45) 경쟁이다. 신 회장이 최근 ‘왕자의 난’ 이후 롯데의 원톱이 됐기 때문이다. 이 사장도 3남매 간 독립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공격적 성향이어서 여기저기서 충돌이 예상된다. 지난 7월 끝난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선정은 전초전이었다. 일단 이 사장이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손잡고 협공을 벌여 승리를 챙겼다. 면세점은 양 사의 캐시카우다. 롯데는 올해말 특허가 종료되는 시내면세점(소공점, 잠실롯데월드점) 수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의 경영권 분쟁이 얼마나 악재로 작용할 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를 놓치면 호텔롯데는 상장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외국인관광객을 타깃으로 양 사가 벌이고 있는 비즈니스호텔(롯데시티호텔 vs. 신라스테이) 경쟁도 이제 불꽃을 튀기기 시작했다.

보수적 롯데에 바람을 일으키며 사세를 확장해온 신동빈 회장과 독립경영을 가속화하며 속도전을 벌이고 있는 젊은 피 이부진 사장. 한국 최고 호텔 타이틀을 걸고 한판 승부가 예고됐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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