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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 예방의 날] 일조량 줄면 위험해지는 당신…우울증 어떻게 다스리나
-무더위로 시상하부 기능 저하…충분한 수면으로 면역력 회복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9월10일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2004년 9월10일 제1회 기념식을 가진 이후 한국은 OECD 국가들 중에서 11년 연속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자살의 단초는 심각한 우울 증상에서 찾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건의료 분석평가 전문사이트인 팜스코어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동안 우울증 치료제를 사용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여성의 우울증 증세가 남성보다 더 높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그래픽출처=팜스코어]


우울증치료제를 가장 많이 복용하는 연령은 남성은 50대(50~59세), 여성은 70대(70~79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으로는 남녀 모두 40~50대 중년을 고비로 우울증 치료제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실직에 따른 좌절과 불안, 폐경, 노년의 외로움, 인생에 대한 허무, 생활고 등 나이가 들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환경적 요인이 우울증을 유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표 출처=서울아산병원]

▶가을 들어 일조량 감소…우울증 심해져
=사람의 기분은 온도, 습도, 일조량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의 경우 대체적으로 남쪽 사람들에 비해 북쪽 사람들이 대체로 말수가 적고, 침울해 보이기까지 하는 것은 숲이 많고, 일조량이 적고, 추운 날씨 영향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같은 영향은 환절기에도 유효하다.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면 갑자기 일조량이 감소하면서 우울해지는 계절성 정동장애 환자가 늘어난다.
 
가을 환절기 우울증의 경우 햇빛의 양과 일조시간의 부족이 에너지 부족과 활동량 저하, 슬픔, 과식, 과수면을 일으키는 생화학적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의 한 부분인 시상하부는 외부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계절성 우울증환자의 경우에는 여름 더위로 인해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적합하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돼 있다.

계절성 정동장애의 주 증상으로는 슬픔, 짜증, 불안, 활동 저하, 탄수화물 섭취와 관련된 식욕증가, 체중증가, 수면증가, 낮 시간 동안의 졸림, 일이나 대인관계에서의 문제 발생, 생리 불순 등이 있다.

계절성 정동장애의 치료는 매일 일정한 시간 동안 강한 광선에 노출시키는 광선요법이 추천된다. 보통은 아침에 2500럭스 정도의 빛을 사용하게 된다. 332명의 환자에게 2500럭스의 빛을 아침에 2시간씩 1주일간 노출시켰을 때에 67%에서 증상의 호전을 보였다는 보고가 있다. 약물치료로는 항우울제를 투여하며, 정신치료도 효과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는 “아무래도 추워지면 활동량이 줄기 마련이다. 경미한 우울증의 경우는 단순히 운동을 하거나, 외출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호전시켜주는 좋은 효과가 있다”며 “적당한 운동은 단순히 신체건강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좋다”고 조언했다.

[표 출처=서울아산병원]

[표 출처=서울아산병원]

▶우울증 극복엔 잠이 보약…카페인 섭취 줄여야=열대야 때문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냉방병으로 여름을 보냈던 만큼 선선한 가을은 수면족(?)에게는 반가운 계절이다.

특히 계절성 정동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도 수면을 통해 침체된 기분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깊은 수면은 뇌와 신체가 작용하지 않는 깊은 휴식 상태로, 이 때 신체적 에너지를 보충하고 생물학적인 기능을 회복시키는 시간이다. 깊은 수면 중에는 몸의 대부분의 피가 근육으로 이동하며 근육 에너지를 다시 보충하게 된다. 또 뇌에서는 기억들이 정돈되는 과정이 일어난다.

낮에 죽고 싶은 고통을 경험해도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어제 내가 왜 그랬나’ 싶게 하는 효과를 얻는다. 깊은 수면 중에는 면역계가 질병과 싸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아플 때 잠을 더 많이 자게 되는 이유이다.

잠을 잘 자는 것은 농구를 잘 하거나 잘 달리는 것과 비슷하다. 마이클 조단처럼 골을 잘 넣고 황영조 같이 지치지 않고 달리기를 꿈꾸지만 모두가 노력한다고 그런 경지에 도달할 수는 없는 법. 이처럼 하루 서너 시간 숙면을 취하면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해소되고 힘차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대부분 사람에게 불가능한 경지이다.

잠을 푹 자는 능력도 타고난 능력과 본인 노력 모두를 필요로 한다. 수면중추가 강한 사람은 잠깐 쉴 때에도 토막잠을 잘 수 있고, 시끄럽고 춥고 불쾌한 감정이 들어도 잠을 잘 수 있다.

하지만 수면중추가 좋았던 사람도 여러 요인에 의해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불규칙한 수면습관, 교대근무, 노화, 약물, 지나친 스트레스는 수면중추를 약하게 한다. 특히 밤마다 회식이나 술자리로 밤늦게까지 헤매는 사람의 수면중추는 쇠약해진다. 낮 시간의 피로와 손상이 회복되지 않으므로 노화도 빨라진다.

교대근무자에게 불면증이 생기면 직장에서 특별한 배려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경우가 많으므로 수면위생을 잘 관리해야 한다. 약물 중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카페인이 많은 커피와 알코올이다. 카페인 음료는 하루 한 두 잔으로 줄이고 오전에만 마시는 것이 좋다.

정 교수는 “직장에서도 커피보다 편리하게 마실 수 있는 다양한 차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며 “아침이나 점심때 생강차, 칡차, 연차, 율무차, 두충차, 우롱차 등 매일 메뉴를 바꿔 따끈하게 한 병 끓여 놓고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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