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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아산병원, 아시아 최초 배꼽으로 로봇 비장절제술 성공
- 수술 후 장기손상ㆍ합병증 없어… 안전하고 회복 빨라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최근 왼쪽 옆구리가 결리는 증상이 계속 나타난 이모(28ㆍ여)씨.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줄 알았지만, 통증이 가라앉기는커녕 더 심해졌다. 문득 3년 전, 건강검진에서 비장에 물혹이 있다는 의사의 말이 떠올라 병원을 찾았다.

그새 비장의 물혹이 두 배 커졌고, 종양수치는 정상의 25배나 높아졌다. 복강경 비장절제술이 필요했지만, 문제는 다름 아닌 배에 남을 흉터였다. 복강경 비장절제술을 하더라도 복부 4군데에 각 1~2㎝되는 절개창 외에 비장적출을 위해 약 4㎝ 가량 흉터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이재훈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교수가 로봇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미혼인 이 씨는 배에 네 군데나 되는 흉터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안전하게 수술 받고 싶었다. 결국 이 씨는 배꼽으로 구멍 하나를 내어 수술하는 로봇 단일공 비장절제술을 받았다. 배에 흉터 하나 남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배액관 삽입도 하지 않아 수술 후 이틀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최근 개복수술이 감소하고 흉터를 최소화하는 최소 침습수술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배꼽을 통한 로봇 단일공 비장절제술을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이재훈 교수팀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성공했다.

비장은 면역기능 등을 담당하는데 해부학적으로 왼쪽 옆구리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장기가 커서 배꼽에 구멍 하나만 내고 절제하는 것이 어려워서 지금까지 복강경 수술로 이뤄졌다.

최소침습수술 중 하나인 복강경 비장절제술은 뱃속에 수술기구를 넣기 위해 4군데에 1~2㎝, 비장적출을 위해 1군데에 4㎝ 가량을 절개하고 수술하는데, 이는 개복수술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여전히 수술 후 흉터를 남긴다.

반면 이번에 성공한 로봇 단일공 비장절제술은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 배꼽에 2㎝ 내외의 작은 구멍을 낸 뒤 로봇 팔을 이용해 비장을 절제하기 때문에 미용적인 효과가 높다. 또 수술 후 1~2일 정도 지나면 퇴원할 만큼 회복속도가 빨라 환자 만족도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들에게도 손으로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조종하는 복강경 수술과 달리 수술기구가 로봇 팔에 고정돼 있어 더 안정적이다. 또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보다 10배 확대된 고해상도 3D스크린이 제공돼 수술의 안전성과 효율성도 높아졌다.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이재훈 교수는 “복강경 수술의 경우 수술기구를 움직일 때 원하는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여야해 까다롭지만, 로봇수술의 경우 좌우 손 바뀜이 없고 수술동작이 자유로워 수술의 정확성과 환자 안전성이 높아졌다”며 “앞으로 로봇수술은 췌장이나 간 절제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하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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