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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년 음악 인생 백건우 “음악을 예전보다 편하게 다룰 수 있게 돼”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피아니스트 백건우(70)는 10살 때 한국국립오케스트라와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으로 첫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후 15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어드 음대에서 러시아 피아니스트 로지나 레빈을 사사했다.

지난 60년간 ‘건반 위의 구도자’라고 불리며 연주 활동을 해온 그는 오는 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러시아 작곡가 스크리아빈 24개 독주곡과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1번을 들려준다.


7일 오전 금호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백건우는 “과거에는 연주를 통해 뭔가를 증명해야 하고 설득해야했다”며 “이 나이가 되니 음악을 예전보다 더 편하게 다룰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1991년 프랑스 단테 레이블과 스크리아빈 피아노 독주곡 전곡을 8장의 앨범으로 낸 적이 있다. 이듬해에는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집으로 유수의 음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연주하는 등 러시아 음악과 인연이 깊다.

백건우는 “라벨 등 프랑스 음악은 세련된 반면 러시아 음악은 좀더 인간적이고 서민적”이라며 “러시아 음악에 빠져서 한동안은 세계를 다니며 러시아 악보란 악보는 다 구하러 다니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연주할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1번은 길이가 45분에 달하는 대곡이다. 한국뿐만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연주되는 경우가 드물다.

그는 “이 곡을 들으면 라흐마니노프의 전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코스타리카에서 라흐마니노프의 손녀를 만나 과거 손녀들과 함께 노는 라흐마니노프의 비디오 영상을 봤는데 너무나도 따뜻했다. 2장에는 그런 따뜻함이 담겨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올해 나이 일흔이지만 아직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계속 연습을 하는 이유는 자꾸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제 연주에 만족을 못하기 때문에 발전하기 위해서”라며 “이 작업은 끊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음악인으로서 중요한 것은 ‘진실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음악을 하려면 마음이 깨끗하고 솔직해야 한다”며 “사람은 속일 수 있지만 악기를 통해 나오는 소리는 속일 수 없기 때문에 진심으로 음악을 파고들어 진실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은 불행히도 너무 상업화되서 포장된 연주자들이 많다”며 “그런 것은 음악을 위해서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달 리사이틀 이후에도 10월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11월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뮌헨 필하모닉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협연하는 등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달 리사이틀은 오는 17일 천안예술의전당, 18일 구리아트홀, 19일 군포시문화예술회관, 23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도 열린다.

R석 13만원, S석 9만원, A석 5만원. (문의:02-599-5743)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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