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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실벽 산산조각 났는데...’ 수업은 계속 됐다
[헤럴드 경제=서지혜ㆍ이세진ㆍ배두헌 기자] “경보음만 듣고 폭발음은 듣지 못했어요...수업은 계속했고, 3학년 언니들이 내려와 웅성대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걸 알았어요”

지난 1일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10대 학생이 부탄가스를 폭발시키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사고 직후 학교 측의 대응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폭발이 발생한 같은 층의 교사들은 경보음이 들렸는데도 오작동이라고 생각했고, 폭발소리가 들리지 않는 건물은 아무일도 없다는 듯 수업을 지속했다.

실제로 2일 오전 헤럴드경제가 직접 방문한 해당 학교는 외부인의 출입에 무방비 상태였다. 
사진설명= 이모(16) 군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1일 오후 서울 양천구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소형 부탄가스를 폭발시키기 위해 바닥에 불을 지르고 있다. 이군은 사고 발생 3시간 뒤 한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 ‘XX중 테러’라는 제목의 동영상 두개를 올리는 등 엽기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 인터넷 동영상 캡처 >

외부인인 기자가 직접 들어가 폭발이 발생한 3학년7반 교실이 있는 4층까지 올라가는 동안 누구도 이를 막지 않았다. 

폭발된 교실은 이미 임시적으로 복원해 놓은 상태였다. 학교 밖으로 나올 때에도 경비원과 교사 서너 명이 있었지만 걸어나오는 기자를 보고도 누군지 묻지 않았다.

같은 층의 1학년 학생인 A모(13) 양은 “당시 스포츠 수업 중이었고, 별관에 있어서 소리를 듣지는 못했다”며 “수업은 계속했고, 들은 바로는 학교 전체에 경보음일 울리다가 폭발음이 들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3층에 교실이 있는 또 다른 1학년 학생 역시 “경보음만 듣고 폭발음은 듣지 못했는데 바로 에어콘이 꺼졌다”며 “수업은 계속했고 4층의 반과 3층의 3학년 몇 개 반만 대피를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사건 직후 폭발음을 듣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에어콘이 폭발했다’ ‘고데기가 폭발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또한 트위터 등에는 “사고 당시 에어콘이 폭발했다며 대피를 시키지 않았다”는 루머도 돌아다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화재 진압하면서 소방당국이 오기 전에 이미 선생님들이 진화를 완료했다고 들었다”며 “아이들의소문이 부풀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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