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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웅 式 사정이 다른 때와 다른 네 가지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김현웅 법무장관은 검사 시절 특수수사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으면서도 제도개혁, 기업, 금융, 국제관계 등 분야를 두루 경험한 팔방미인이다.

그래서 김 장관은 장검(長劍)과 단검(短劍)을 모두 가진 검사로 통했다. ‘한국판 마니폴리테(깨끗한 손:이탈리아 부패추방운동)’로 불린 안대희 전 대법관이 장검을 휘두르며 사회분위기를 일신했다면, 김 장관은 큰 수사를 통한 사회 시스템 바로잡기 뿐 만 아니라, 작은 사건 수사에서도 큰 민생구제 효과를 도모하는 소프트웨어 능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김 장관에게는 다른 베테랑 특수수사 검사와는 달리, 환부를 섬세하게 도려낼 수 있는 ‘15번 메스’가 있다.


김 장관이 두 차례에 걸쳐 손을 댄 법조비리 사건은 ‘돈으로 정의를 사는’ 법조계의 오랜 관행을 일소해 법조인은 물론 사회지도층에 경종을 울리면서 돈 없는 서민들을 달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시절이던 2006년 사상 최초로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비리 혐의로 구속하는 등 비위 판ㆍ검사 10명을 적발해 이 중 5명을 재판에 넘겼다. 앞서 대검 감찰부에 근무하던 1999년에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전법조비리 사건 연루검사 28명을 소환조사하면서 법조계에 만연하던 전별금 문화를 청소하기도 했다. 과거에 선배 검사들이 하지 못했던 일들이다.

작지만 사회환기 효과가 큰 사건에는 ‘15번 메스’를 댔다. 특수 수사 검사시절 ▷카지노 시설 도입 비리 ▷방송 채널사업자 청탁비리 ▷지방의회 의원 뇌물 비리 ▷고가 외제차 유통 사기 ▷사학 횡령 사건 등을 처리하면서 사정(司正)이 지나간 터에 몰래 숨어있던 복마전(伏魔殿)을 도려냈던 것이다.

순수한 성품에 성실성과 의리를 갖춰 동료 검사들의 신망이 두터운 김 장관의 사정(司正) 천명은 예사롭지 않다. 허리에 큰 칼을 찬 그의 손에는 날카롭고 섬세한 메스가 쥐어져 있기에 “이 바람 또한 지나가리라”고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김 장관의 사정은 총론만 언급하던 과거와는 다르다. 김 장관이 1일 김진태 검찰총장에게 내려보낸 공문은 ▷공직비리 ▷중소기업인ㆍ상공인을 괴롭히는 범죄 ▷혈세 낭비 초래하는 국가재정 비리 ▷전문직의 구조적 비리로 적시돼 있다.

김 장관 성격상 ‘광풍’이 일기보다는 국민과 가까운 저변에서 출발해 조용히 몸통 쪽으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한마디로 김장관의 사정은 ▷바람이 지나갔다고 헤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 ▷환부를 세세히 도려낸다는 점 ▷수사가 끝나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점 ▷꺼진 불도 다시 본다는 점 등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김현웅 식 사정은 박근혜 대통령이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서 비리 척결을 누누이 강조했음에도 일소되지 않은 부조리를 없애는데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정은 박 대통령 집권 후반기 ‘반칙없는 사회, 믿음의 법치 기반 위에서 국민행복을 추구하는’ 국정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김 장관의 취임 후 행보 역시 민생 다방면을 세심하게 살피는 기조로 이어졌다. 법무부가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제정한 공익신탁법에 의거해 ‘상처받은 아이 보듬는 법무가족 파랑새 공익신탁’이라는 이름의 1호 기부신탁자로 이름을 올렸고, 취임하자마자 세월호 참사로 실의에 잠긴 안산시 단원구를 찾았다.

또 수원 등지 사회안전망 점검, 여주시민과 함께 하는 여주보호관찰소 청사 이전 개소식, 법무부 정책블로그 시민기자들과의 워크숍,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법률지원단 위촉식 참석, 범죄피해자 지원 정책현장 방문, “법은 나에게 000다”는 주제의 29초 영화 공모, 해외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 30명에게 국적 수여 등 다채로운 현장활동을 벌였다.

그만큼 김장관의 민생보듬기는 매우 구체적이고 현장밀착형이다. 그의 이
런 행보는 법질서 확립 분야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질 전망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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