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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심리학(카렌 호나이 지음, 김세영ㆍ 정명진 옮김, 부글)=카렌 호나이는 여성의 정신적 발달 과정을 가장 여성의 본질에 맞게 그려내고자 한 거의 유일한 심리학자이다. 프로이트와 같은 시기에 활동한 호나이는 1923년에 발표한 ‘여성의 거세 컴플렉스의 기원’을 통해 프로이트의 남근선망론을 집중 공격하기도 했다. 그의 14 편의 논문을 엮은 이 책은 흥미로운 주제가 많다. 남자의 죽음에 대한 이해와 모성 선망, 출산에 대한 컴플렉스에서 비롯된 남자의 창의력, 남자가 여자를 두려워하는 이유 등 9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관심을 받을 만한 주제로 시선을 끈다.

그 중 ‘사랑해서 하는 결혼이 삐끗하는 이유’에 대한 그의 해석을 보면 “우리는 이성을 대하는 우리 자신의 내면적 태도가 결정적 요인이라는 사실을 잘 보지 않으려 한다”며 “또 다른 배우자를 만났다 하더라도 똑같은 불운이 다른 형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정용준 지음, 문학동네)=정용준의 두번째 소설집으로 총 8편의 단편을 실었다. 짧은 이력에도 만만치 않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거침없음이 서늘하기까지 하다. 여덟편의 이야기는 우리 일상, 특히 혈육이라는 이름으로 가려져온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폭력의 실상을 가차없이 드러내 보여준다. ‘474’의 주인공은 자신이 저지른 살인보다 누나가 자신을 무서워한 게 더 나쁜 범죄라고 여긴다. 아들은 아버지를 혈육으로 여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저주한다.

어렵게 찾아온 아버지에게 “내 피는 당신의 피와 무관”하다며(‘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계속 비참하게 희망없이 외롭게 늙어가라고 속으로 외친다. 자살한 아들의 어미는 6년째 의문을 쫒고(‘안부’), 애완견, 떠돌이개들이 마지막으로 모여 도살되는 형제사육농장(‘개들’) 등 피와 눈물로 얼룩진 얘기들이지만 작가의 시선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냉담하다.

▶휴먼3.0(피터 노왁 지음, 김유미 옮김, 새로운현재)=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의 발전 등으로 기술진보가 가져올 미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는 기대와 두려움이 섞여 있다. 혹자는 기계화된 인류의 등장을 우려하며 연구중단을 주장하기도 한다. 스티브 호킹은 “100년 안에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이 책은 17년간 테크놀로지에 관한 글을 써온 과학전문기자 피터 노왁이 세계적인 인공지능 연구자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 등 테크놀로지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가들로부터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쓴 미래예측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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