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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업계가 꼽는 의외의 1위 파사트·그랜저
본지, 자동차 20개社 설문조사…차량 성능·가치이상 잘 팔린 차로
국산 티볼리·수입 티구안이 2위…안팔리는 이유 모를 국산차 i40
수입차로는 볼보 V60 등 꼽아



헤럴드경제가 20개 자동차 업체를 대상으로 똑 부러지는 이유없이 잘팔리는 차, 자동차 업계 ‘선수’들이 인정하지만 시장에서는 힘을 못 쓰는 차종은 뭔지 등에 대해 심층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영문모를 수입 대박차론 폭스바겐 파사트가 꼽혔다. 이와함께 이유도 없이 잘 안팔리는 대표적인 수입차는 볼보의 V6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입차 왜 잘 나가지?=업계 관계자들은 폭스바겐 파사트를 영문모를 대박차로 꼽았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준중형, 중형차 시장에서 파사트보다 여러 면에서 나은 차량이 많음에도 잘 팔린다는 것.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파사트 2.0 TDI는 올해 1~7월 누적 판매량(3922대) 기준 베스트셀링카 5위였다. 지난해 수입차 전체 차종 중에서도 5번째로 잘 팔린 모델이다. 


“내세울만한 옵션도 없는데 가격은 3000만원이 넘는다”는 지적은 신랄하다. “파사트는 분명 상품성은 갖춘 모델이지만, 좋은 사양의 차선책이 많다”, “유독 한국인들이 폭스바겐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답변도 나왔다.

영문모를 대박차 2위로 폭스바겐 티구안이 꼽혔다. 티구안에 대해선 “SUV치곤 작은 차체인데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선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게 의문”, “세대 교체 시기와 할인혜택이 더해져 판매가 증가한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왔다. 티구안은 지난해 수입차 중 가장 많이 팔린모델 1위(8016대)였고, 올해도 7월 기준 베스트셀링카 1위다.

공동 3위로는 BMW 3시리즈, 포르쉐의 카이엔, 포드의 익스플로러, 폭스바겐 골프가 언급됐다. 3시리즈에 대해선 “같은 가격대(4650~6070만원)에 더 나은 사양의 차종이 많고, 뒷좌석도 매우 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MW를 타고 싶어하는 한국인들의 심리가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포르쉐 카이엔에 대해선 “높은 가격 대비 부족한 옵션, 연비, 크기 등 취약한 면이 많은데 팔려도 너무 잘 팔린다”는 평이 있었다.

▶더 잘 팔릴 수 있는데=반대로, 수입차 중 잘 안팔리는 이유를 모르겠는 차로는 볼보의 V60, 피아트 500C, 캐딜락 CTS가 나란히 1위를 차지했다. 독일 브랜드 관계자는 V60에 대해 “볼보는 왜건 전문가로 꼽힌다. 왜건은 중대형 세단이나 SUV보다 훨씬 쓰임새가 좋은데, 오랫동안 숙성된 볼보 왜건을 못 알아봐주는 한국시장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본 브랜드 관계자도 “가족을 위한 안전, 충분한 적재 공간, 그리고 안정된 승차감, 출력 등 여러 면에서 좋은 차”라고 평가했다. 볼보 V60의 올해 1~7월 판매량은 124대에 머물렀다. 한달 평균 20대도 안팔린 셈이다.

GM사의 고급 브랜드 캐딜락이 독일차에 가려 빛은 못보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쏟아졌다. CTS는 독일브랜드의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와 겨룰 만한데 잘 안팔린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버금가는 주행성능과 고급감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도 잘 안 팔리는 게 이상하다”는 평이 나온 게 대표적이다. 현재 국내 판매중인 3세대 CTS의 판매량은 올해 1~7월 291대에 불과했다.

피아트 500C에 대해서는 “피아트는 전통적으로 소형차 시장의 강자인데 고객들이 매력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60대로 한달에 10대도 안팔렸다. 2014년부터 누적판매량은 151대다.

그외 혼다 레전드, 볼보 V40, 토요타 86도 언급됐다. 특히 혼다 레전드에 대해선 “첨단의 지존, 일본 황금기 기계공학의 집대성”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신기할 정도로 잘 팔리는 그랜저=그랜저(4만8633대, 올해 1~7월 누적판매량)는 현대차에서 쏘나타(5만8694대)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모델이다.

그랜저에 대해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대안 차종이 많은 편임에도 여전히 인기몰이하는 것은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대형차 치고 가격이 싸다는 점 등 강점이 선명하지만, 비슷한 체격의 ‘프리미엄 차’들이 줄줄이 시장에 나와 있는데도 여전히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점이 선수들을 갸웃하게 한다.

2위는 올해 상반기에 소형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티볼리였다. “가성비가 높은 모델인 건 인정하지만, 상반기 1만 대 이상 팔릴만한 차인지 잘 모르겠다”는 지적이 나왔다. 성능이나 디자인, 감성 품질 등에서 다른 장점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이 있었다.

▶PYL 안 팔릴 이유가 없는데=국산차중 이유도 없이 잘 안팔리는 차로는 i40가 절반 가까운 표를 독식했다. i40는 올해초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했음에도 판매량에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7월 한달간 139대, 올해 누적판매량은 1318대에 머물렀다.

독일 브랜드 관계자는 “잘 달리고 실내구성도, 경제성도 좋다(1.7 디젤 모델)”고 말했다. 또다른 수입차 관계자는 “제네시스와 더불어 가장 디자인이 예쁜 차로, 성능 품질, 옵션, 디자인 등이 국산차 같지 않다”고 말했다.

i40와 함께 PYL 브랜드인 벨로스터가 2위로 꼽혔다. 독일차 관계자는 “젊은 고객을 위해 콘셉트, 성능 등 많은 부분을 고려했음에도 잘 안팔리는게 이상할 정도”라고 말했다. “3개 도어로 실용성을 갖췄고, 옵션도 좋고 출력도 적당한데 오히려 평범하지 않은게 흠이 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3위도 PYL 차종 해치백 i30가 차지했다. 이번 심층 설문을 통해 현대차는 “PYL 브랜드의 차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런 차도 어느 정도 팔려줘야 현대차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는 답도 나왔다. 다만 현대차 자체가 갖는 기업 혹은 브랜드 이미지와 전략 등을 살필 필요도 동시에 제기된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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