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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교육,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할 것

장기기증, 죽음 후엔 늦어

몇 개월 전 브라질에서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퍼포먼스로 인해 사람들을 멘붕(멘탈 붕괴) 시키는 사건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세계 3대 명차라 불리는 벤틀리의 장례식이었는데, 고가의 자동차를 땅에 그대로 묻는 행동은 사람들의 비난 받을만한 사건이었다. 일각에서는 “멀쩡한 차를 왜 버리냐”, “돈이 많다고 자랑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다”라며 사람들의 눈총을 사고 있었다.

이런 퍼포먼스를 기획한 사람은 브라질의 갑부로 알려진 치퀴노 스카르파로 자신의 벤틀리 차량을 집 앞 마당에 묻어버리겠다며 자신의 SNS를 통해 소개했고 “이집트인들은 보물을 땅에 묻으면 다음 생에 행복할 거라 믿어서 나도 묻는거다”라며 여러 관객들과 취재진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실제로 묻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러나 이는 장기기증을 독려하기 위한 일종의 퍼포먼스로 벤틀리를 구덩이 넣고 흙을 덮으려 하자 그는 관람객들과 취재진들에게 중단을 선언하고 “벤틀리를 묻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장기는 왜 땅에 그냥 묻어 버리는가”라며 의미심장한 질문을 남겼다.

이런 퍼포먼스가 취재진과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죽음과 장기기증 등 여러 가지로 생각을 갖게 하는 기회가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브라질에서 약 1달 동안 브라질의 장기기증 신청이 31.5% 증가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의 통계를 보면 장기 등 기증희망자가 지난 2013년 1,054,473명에서 2014년 1,158,870명으로 9.9%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과거에 비하면 장기를 기증하려는 이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 것은 희소식이지만 일부 선진국가에 비해 아직까지는 장기를 쉽게 기부하는 문화는 정착하지 못 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의 경우 부모가 물려주신 몸에 손을 대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있고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불경스럽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웰다잉 열풍이 불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의견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싸나톨로지 통한 계회적인 웰다잉

웰다잉은 말 그대로 자신의 죽음을 안락하게 보내기 위한 하나의 준비 같은 것으로 죽음교육을 받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죽음교육은 서양에서는 이미 체계가 잡혀가는 반면 국내에서는 한국싸나톨로지협회에서 진행하는 ‘싸나톨로지(Thanatology)’ 교육을 통해서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 불과하다.

미국에는 죽음교육 및 상담 협회(이하 ADEC)가 있는데 임종과 죽음, 사별의 분야와 밀접한 심리학자, 사회복지사, 호스피스, 성직자, 의료인 등이 한 데 모여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한국싸나톨로지협회는 이 ADEC와 협약을 맺고 ‘싸나톨로지스트’ 인재 양성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앞서 미국은 1963년대 미네소타 대학에 ‘죽음의 준비과정’ 과목을 처음 개설했고, 일본도 1975년 조치 대학에서 ‘죽음의 철학’ 강좌를 하는 등 ‘죽음’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싸나톨로지는 이런 죽음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학문의 한 분야로써 국내에서는 임종영성학이라고 알려져 있다.

죽음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앞서 언급한 장기기증도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에 있어 마지막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삶을 뒤돌아보고 남아있는 관계적 치유를 통해 존엄한 죽음을 선택해야 한다.

전일의료재단 한선심 이사장의 책 ‘빛나는 삶을 위한 죽음수업’에 따르면 죽음은 누구나 겪는 것이지만 죽음교육을 받고 나면 임종을 앞두고 자신이 계획한대로 행동 할 수 있어 웰다잉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싸나톨로지의 궁극적인 목표가 죽음을 이해함으로써 두려움에 죽음을 당하는 것이 아닌 안락한 죽음으로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이처럼 죽음교육을 통해 사전에 장기기증 등을 희망하고 임종 후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준다면 단순히 죽음이 끝이 아닌 새로운 창조가 될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매력이 될 수 있다. 더 이상 죽음이 어려운 것이 아닌 자신의 삶의 일부분임을 깨닫고 이에 대해 배운다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뉴스팀/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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