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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남녘말 북녘말
거리나무, 다리매, 살까기....

우리 중학 교과서 등에 실린 ‘북녘말’이다. 거리나무는 가로수를, 다리매는 각선미, 살까기는 다이어트를 이르는 말이라고 소개돼 있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것이다. 실제로는 가로수는 북에서도 가로수 그대로 쓴다. 각선미는 다리선으로, 다이어트는 몸까기로 쓰고 있다. 만화는 흔히 이야기 그림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와 마찬가지로 만화로 쓴다. 바쁘다, 유조선, 인물화, pc방, 네티즌, 컴퓨터 게임, 인터넷 검색 등도 남북한 같은 말을 쓰는데 잘못 알려져 있다. 이는 현재 남북이 공동으로 편찬중인 ‘겨레말큰사전’ 사업회의 북한 측 위원들이 지적한 내용이다. 이 목록을 보면 남북 언어가 유사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영어에 기반한 말이나 신기술용어는 거의 같다. 잘못 소개됐다고 북한 측이 지적한 13개 가운데 정작 우리와 다른 말은 3개에 불과했다. 이런 변화가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일어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중국을 통해 우리 대중문화가 전해지고 있는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언어는 동질성의 토대다. 남북한이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맞선 가운데서도 꾸준히 겨레말사전 편찬을 위한 남북한 전문가들의 교류와 왕래가 이뤄지고 있는 점은 높이 살 만하다. 겨레말 큰사전 사이트에는 ‘새로 찾은 겨레말’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새로 찾은 겨레말은 남한의 ‘표준국어대사전’과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에 실려있지 않은 문헌어ㆍ지역어ㆍ현장어를 조사해 선별한 것이다. 북한 측에서 찾은 새로운 겨레말 가운데 ‘난연하다’는 ‘난처하다’는 말, ‘배뚱이’는 ‘배뚱뚱이’, ‘가분자기’는 ‘갑자기’란 말이다. 우리말 가운데도 낯선 말들이 많다. ‘산날가지’는 ‘산등성이’, 자랑하며 내보이다는 뜻의 ‘빈치하다’는 소설가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 나오는 말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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