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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소형…아파트가격도 평준화
고가 아파트는 싸지고 저가 아파트는 비싸지면서 주택시장이 평준화되고 있다. 대형 아파트 시세는 많이 떨어진 반면, 소형은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주택 규모별 가격 차이도 많이 줄었다.

1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평균가격’(2억8053만원)과 ‘중위가격’(2억7122만원)의 격차가 931만원으로 국민은행이 조사를 시작한(2008년 12월) 이후 처음 10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아파트 평균가격은 전국 아파트 가격을 모두 더해 가구당 숫자로 나눈 것으로, 고가ㆍ대형 주택이 많을수록 높아진다. 중위가격은 전체 주택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장 중앙에 위치하는 중간 값이다. 평균가격과 중위가격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주택가격이 중간 값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의미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동산팀장은 “주택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바뀌면서 저가ㆍ소형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반면, 고가ㆍ대형의 시세는 많이 떨어지면서 주택시장이 조금씩 평균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전국 아파트 평균가격과 중위가격의 차이는 5년전(2010년 7월)만 해도 3541만원으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매년 꾸준히 떨어져 지난해 7월 1070만원으로 좁아지더니 올해 1000만원 밑으로 내려갔다.

이런 흐름은 수도권도 마찬가지.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평균가격은 3억5517만원이고, 중위가격은 3억5081만원으로 격차가 461만원 밖에 나지 않는다. 2010년 평균가격(3억6872만원)과 중위가격(3억4259만원) 격차가 2613만원을 기록하고, 이후 매년 그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임희열 국민은행 가치평가부 팀장은 “투자수요가 줄면서 고가 아파트 시세가 많이 떨어져 전체 아파트 평균가격은 하락하고 있는 반면, 실수요 중심으로 저가 아파트는 꾸준히 오르면서 중위가격은 상향조정되니까 두 가격의 편차가 계속 줄어드는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 수도권 아파트 평균가격은 2011년 7월 3억7402만원에서 지난달 3억5517만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중위가격은 3억4971만원에서 3억5081만원으로 올랐다.

이런 현상은 고가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의 변화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월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의 5분위 배율은 4.4로 역시 국민은행이 이 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08년 12월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8.1을 기록했으나 매년 하락해 지난해 4월 4.5까지 떨어졌다. 이후 계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올 6월 0.1포인트 더 내려앉은 것이다. 6월기준 전국 아파트 상위 20% 평균가격은 4억9929만원이고, 하위 20%의 평균은 1억1222만원이다.

수도권 아파트 5분위 배율도 올 2월 4.0으로 0.1포인트 떨어진 후 지난달까지 같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상위 20% 평균가격은 6억4084만원이고, 하위 20% 평균가격은 1억6219만원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아파트값이 중간가격으로 수렴하는 것은 고가 아파트가 싸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형ㆍ저가 아파트가 비싸진 영향도 있다”며 “서민층의 내집마련 부담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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