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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화 절하에 산업계 깜짝...전자·조선·철강, 엔저 이어 ‘엎친데 덮친격’
[헤럴드경제=산업섹션]중국이 지난 11일 기습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내리면서 국내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중국이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한 시장인데다 세계 수출시장에서 중국 제품과 경쟁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원론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시장에서 중국제품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들이 불리해질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수출이 늘어나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기업들은 이익을 볼 수 있게 되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따라서 중국의 이번 조치로 인한 영향은 업계별로, 기업별로 각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조치로 인한 시장영향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호, 불호가 갈렸다.

TV 등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등을 판매하는 전자업계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세계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 경쟁중인데, 위안화 평가절하가 중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우리 제품의 수출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화 약세에 이어 위안화 평가절하까지 이뤄지면 국내 전자산업은 일본과 중국 양쪽에서 압박을 받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업계도 걱정스런 빛이 역력하다. 일본의 엔저정책으로 인해 이미 일본 조선업체에 수주물량을 많이 빼앗긴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업체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데 위안화 평가절하로 가격경쟁력까지 생기면 중국과 경쟁하기 벅찰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다만, 한국이 아직 품질경쟁력과 생산성에서 우위에 있는 만큼 수주물량에 갑작스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나 LNG선을 건조하는 대형 조선사보다는 중소형 탱커선을 만드는 중소조선사가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 업계는 이번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가 중국 자동차 수출에 훈풍을 불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주요 합자회사들은 최근 중국 경기부진과 토종 자동차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판매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 출혈경쟁이 사라지고, 차 판매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는 다만 위안화 절상 조치에 따른 경기 활성화까지 이어지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당분간 치열한 경쟁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이번 조치가 달러화 대비 원화 약세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단기적으로 큰 파급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위안화 약세는 내수시장 방어와 중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달러화 대비 원화가 동반 약세일 경우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다만, 위안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중국 경제가 좋아지만 우리 원부자재의 중국 수출이 늘어나는 공식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중국의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이런 공식 조차도 성립하지 않는다”며 “우리 산업계에 어떤 영향이 나타나는지는 좀더 두고봐야한다”고 주장했다.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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