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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式 노동개혁]GM ‘이중임금제’로 경쟁력 제고 사례 눈길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현대자동차의 2014년 회계연도 1인당 평균 급여는 9700만원이다. 재계 최고 수준이다.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오르는 데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1년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10.32%로 정점을 찍은 후 2012년 9.99%, 2013년 9.52%, 지난해에는 8.46%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는 7.58%로 전년 동기대비 1.37%포인트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는 이유로는 급여와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 인건비 증가가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성과와 상관없이 근속 연수가 쌓이면 자동으로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와 경직된 임금체계가 문제”라며 “성과급도 실적이 아닌 노사 합의로 매년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사측은 현재 진행 중인 올해 임단협에서도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사실상 호봉제를 폐지하는 직무급 도입과 상여금 일부를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울산 공장

생산성은 국내외 공장중 최저=임금이 높다고 해도 생산성이 좋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현대차의 국내공장 생산성은 해외공장과 비교해 최하위다.

공장 생산성 지표인 HPV(hour per vehicle)의 경우, 지난해 국내공장은 26.8인 반면, 미국공장은 14.7를 기록했다. HPV란 차 한대를 만드는데 투입되는 총 시간으로, 수치가 낮을 수록 생산성이 높다. 현대차 터키공장은 25.0, 브라질 20.0, 중국 17.7, 체코 15.3을 보였다. 

국내공장의 HPV 개선 속도도 더디다. 중국공장이 2007년 HPV 23.5에서 지난해 17.7로 5.8포인트 향상된 반면, 국내공장은 30.5에서 26.8로 3.7포인트 개선되는데 그쳤다.

조립라인 편성비율도 중국공장은 90%에 달해 국내공장(57.7%)보다 30%포인트 이상 높았다. 편성비율이 낮다는 것은 적정 표준인원 대비 더 많은 인원이 실제 투입됐다는 의미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공장의 경직된 생산 유연성과 노동 유연성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계속되는 해외 공장 건설을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의 국내공장은 작업시간 운영, 전환배치, 신차 양산 등 생산운영 및 효율의 경직성이 심화되고 있다. 국내공장에서는 정해진 시간외 작업시간의 탄력적인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환배치 역시 국내공장은 단체협상에 따라 배치전환이 제한돼 있고, 신차 양산 때는 인원 협의 문제로 양산 일정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있다.

2004년 투싼 생산증량을 제 때 못해 신차효과가 상실되고, 2012년 에쿠스와 제네시스 증산협의가 지연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작업시간 종료 전에 생산라인을 이탈하는 근무태도도 문제시 되고 있다.

해외는 탄력적 운영=반면 경쟁업체는 노동 유연성을 앞세워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도요타는 기업성과에 따라 인건비를 조절한다. 도요타 노조는 2008년 회사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미국 대규모 리콜 사태 등으로 4610억원 적자를 기록하자 이듬해 사측에 임금동결을 제안하며 보너스 삭감 등에 합의했다. 2009년 평균임금은 811만엔이었지만 2010년 710만엔으로 줄었다.

호실적일 때도 보너스 삭감은 이뤄졌다. 2004년 역대 최대 순이익(1조1621억엔)을 거뒀을 때 노조는 이례적으로 보너스를 6% 줄이기로 했다. 순이익이 해외법인 실적 호조 덕분이지 일본 단독 결산 실적은 나쁘다는 이유에서였다.
도요타 모토마치 공장

도요타 관계자는 “1950년대 극심한 노동 쟁의 이후 1962년 ’노사화합‘을 선언하면서 지난 53년간 무파업을 유지하고 있다”며 “사측은 적자 때도 인원감축을 하지 않았고 정년퇴직 후 우수사원 재고용, 가족수당 인상 등을 통해 노조의 협조에 화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는 2007년 붕괴 직전인 미국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 기존 근로자와 신규 근로자의 시급에 차별을 두는 ‘이중 임금제(two tier)’를 도입해 고용을 유연화했다.

GM은 이중임금제에 따라 신규 입사자를 고임금군(Tier1)과 저임금군(Tier2)으로 나눠 시간당 임금을 두배 정도 차등 지급한다. 블룸버그는 “이중 임금제 등 탄력적인 조치로 GM이 대대적인 투자와 신규 일자리를 창출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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