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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럭셔리톡⑫신동빈 회장의 슈트ㆍ오드리헵번의 블랙드레스...‘지방시’
-지방시, 오드리 헵번의 블랙 드레스ㆍ재클린 케네디의 장례식 의상으로 화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남성 슈트도 인기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ㆍ김현일 기자] 패션에 아무리 관심이 없는 이라 할 지라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선보인 오드리 헵번의 ‘리틀블랙드레스’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여성들의 옷장에 블랙드레스를 여러 벌 사다나르도록 한 장본인은, 바로 디자이너 위베르 드 지방시(Hubert de Givenchy)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

현대적이고 세련된 여성을 위한 브랜드인 지방시는 오늘날 ‘슈트’로도 유명하다. 헐리우드의 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슈트를 입고 광고에 등장하고, 얼마전 배우 전지현도 영화 ‘암살’의 레드카펫에서 지방시의 슈트를 입어 화제가 됐다. 특히 1970년대 남성복 라인이 시작된 후로는 남성 부호들이 즐겨입는 브랜드가 됐다. 

1955년 당시 위베르 드 지방시(위),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국내에선 최근 경영권 다툼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롯데의 신동빈 회장이 지방시의 슈트를 즐겨 입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쇼핑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 회장은 좀처럼 기호가 드러나지 않는 부호였으나, 즐겨입는 슈트 브랜드만큼은 지방시와 제냐로 알려졌다.

신 회장 외에도 지방시는 국내 부호들과 인연이 있다. 국내 공식 수입은 한섬이 시작했다. 한섬은 현재 현대백화점 소속이지만, 창업주인 정재봉 회장이 ‘바쁜 현대 여성’을 위한 옷 ‘타임’, ‘마인’ 등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한섬 브랜드와 지방시의 도회적 디자인은 통하는 데가 있었던지, 정 회장은 한섬을 통해 지방시를 국내에 들여왔다.

현재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여동생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이끄는 신세계 인터내셔날에서 수입하고 있다. 롯데가 회장이 즐겨입기도 했으나, 국내의 지방시 남성 매장은 경쟁사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첫선을 보인 것도 흥미롭다.

지방시 슈트를 입은 줄리아 로버츠와 전지현(오른쪽)

1927년 프랑스의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지방시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었다. 그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해준 이는 디자이너 발렌시아가다. 그는 발렌시아가의 의복과 스케치를 공부하면서 ‘지방시 스타일’을 만들게 됐다.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오픈한 것은 1952년이었다. 그는 ‘심플한 우아함’을 추구했다. 브랜드를 선보인 2년 후, 지방시는 스타 디자이너가 됐다. 1954년 오드리 헵번의 영화 ‘사브리나’에서 헵번의 의상을 맡으면서 지방시는 천재성을 인정받게 됐다. 헵번은 사브리나 이후 사적인 옷뿐 아니라 출연한 영화의 거의 모든 의상을 지방시에게 맡기게 됐다. ‘퍼니 페이스(Funny FAce, 1957)’,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e, 1964)’,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 1961)’ 등에서 그는 지방시가 디자인한 옷을 입었다.

지방시 드레스를 입은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헵번 외에도 그의 디자인을 사랑한 이는 줄을 이었다.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윈저 공작부인, 그레이스 켈리 등 시대의 스타일 아이콘들이 지방시를 찾았다. 특히 케네디가 여성들이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의 장례식 때에 모두가 지방시의 옷을 입으면서 ‘상류층이 입는 우아한 브랜드’로 각인되는 계기가 됐다.

지방시는 1988년 자신의 브랜드를 프랑스의 럭셔리 부호, 베르나르 아르노가 이끄는 LVMH에 매각했다. 매각 후에도 디자인에 손을 떼진 않았다. 은퇴를 한 때는 일흔이 가까운 1995년. 지방시 은퇴 후로는 크리스찬 디올의 수석 디자이너이기도 했던 존 갈리아노, 요절한 영국의 천재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 등이 지방시를 이끌었다. 현재는 리카르도 티시가 책임지고 있다.

킴 카다시안과 카니예 웨스트 부부의 결혼식

지방시는 여전히 모던한 우아함의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리카르도 티시는 1억3000만 달러의 재산을 가진 힙합 뮤지션 카니예 웨스트의 앨범 재킷을 디자인하는 등 다양한 유명인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있다. 카니예 웨스트의 결혼식에선 킴 카다시안의 웨딩드레스도 지방시가 맡았다.

오늘, 회장님은 지방시 슈트를 입고 출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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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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