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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시장 헌집-새집 가격차 더 커졌다
최근들어 다시 격차 2억 넘어
동일지역·평수라도 부대시설 등
실수요 중심 재편, 사용가치 부각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아이파크’ 84.98㎡형(이하 전용면적)은 이달 7억500만원(4층)에 거래됐다. 2011년 말 입주 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며 2013년엔 5억원대에도 거래됐으나 최근 상승세를 탔다. 그런데 같은달 바로 옆 ‘아남’ 아파트(1996년 입주) 84.91㎡형은 4억8700만원(17층)에 매매됐다. 이 아파트는 큰 가격 변동없이 꾸준히 4억5000만원 전후로 매매되고 있다. 한때 같은 크기 두 아파트의 격차가 1억원대로 줄어드는 듯했으나 최근 다시 2억원이상으로 벌어졌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이 일대에서 2017년 2월 입주예정인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형의 분양권도 7억3000만원에 거래된다”며 “새 아파트와 오래된 아파트 사이 가격 차이가 다시 벌어졌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새 아파트와 오래된 아파트 사이의 시세 차이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같은 지역 같은 크기 아파트인데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와 최근 입주한 새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수억원씩 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서울시 새 아파트(입주한지 1~5년 사이)의 3.3㎡당 시세는 1901만원으로 준공한지 10년 초과한 아파트의 3.3㎡당 시세(1620만원)보다 281만원 비싸다. 작년 새 아파트와 10년 초과 아파트의 3.3㎡당 격차가 264원이었던 데서 더 벌어졌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과거엔 비슷한 지역에 같은 크기 주택이면 비슷한 시세를 형성했지만 요즘은 준공 시기별로 달라지는 ‘사용가치’에 따라 시세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요즘 입주하는 새 아파트는 주차장도 넉넉하고, 다양한 부대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부 구조도 넓게 설계돼 있다. 반면,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주차시설이 부족하고, 낡은 배수관 때문에 애를 먹이는 등 불편한 경우가 많다.

새 아파트와 오래된 아파트의 시세 차이는 최근 새 아파트가 입주한 지역에서 쉽게 목격된다.

지난 2012년 3월 입주한 서울 광진구 ‘광장힐스테이트’ 아파트와 주변의 시세 차이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 59.99㎡형은 지난해까지 6억원대로 거래되다 이달 15일 7억원(10층)에 새 주인을 맞았다. 최근 주택시장이 살아나면서 시세가 계속 뛰고 있다. 그런데 이 아파트에서 250m 정도 떨어진 ‘현대3단지’ 59.67㎡형은 이달 초 4억8000만원(20층) 거래됐다. 이 아파트 시세도 4억5000만원대에서 소폭 오른 것이지만 1990년 준공된 오래된 아파트라는 점 때문에 같은 지역 비슷한 크기임에도 2억원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3차’ 주변도 마찬가지. 이 아파트 59㎡형은 이달 8일 3억7800만원(7층)에 계약됐다. 그런데 며칠 후인 15일 이 아파트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경남’ 아파트 59㎡형도 2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백련산힐스테이트3차’는 2011년 12월 준공돼 아직 지은 지 5년이 채 안되는 새 아파트고, 경남은 1995년 준공돼 20년이 된 비교적 오래된 아파트란 점이 이런 가격 차이를 만들었다.

최근 분양한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2017년 2월 입주하는 서울 종로구 교문동 ‘경희궁자이’ 84㎡형 분양권은 8억원 이상에도 매매되고 있다. 이달초 8억1661만원(3층)까지 실거래 신고 됐다. 그런데 종로구, 서대문구 등 인근 지역 같은 크기의 다른 아파트는 5억원대면 매매가 가능하다. 이 지역과 가까운 ‘세종로대우’ 100.44㎡형도 6억원대면 살 수 있다.

박원합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 주택의 ‘사용가치’가 더 중요하게 부각되고 새 아파트의 인기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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