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의 신용등급에 심각한 거품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들이 투기등급(정크본드)으로 분류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국내에서는 버젓이 우량채권으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기업들에 대해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매긴 신용등급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무디스 등 해외 주요 신용평가사들의 등급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 때문에 최근 중국 정부가 6조5000억달러 규모의 위안화 채권시장을 해외에 개방됐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는 게 WSJ의 지적이다.

일례로 중국 국영 에너지기업인 중국석유화공집단(Sinopec)의 국내 신용등급은 최고등급인 ‘트리플A’(AAA)지만 해외에서는 이보다 낮은 ‘A+’등급이다. 중국 최대 전력회사인 국가전망공사(State Grid) 역시 국내에서는 ‘AAA’, 해외에서는 ‘A+’등급이다.

민간기업들은 그 차이가 더 크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완커부동산(China Vanke)은 국내에선 ‘AAA’등급이지만 외국 신용평가사들은 ‘BBB+’로 매기고 있다. 광산회사인 옌저우매업고분(州煤股)과 헝다부동산(Evergrande) 등도 중국 신평사들에게는 ‘AAA’지만, 해외 신평사들의 등급은 투자부적격인 ‘BB-’와 ‘B+’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상당히 부풀려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미국에서 최고수준인 ‘AA’ 이상의 등급 기업들의 총 회사채 발행액 내 비중은 1.4%에 불과하다. 그나마 대부분이 국가가 상당수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이다. 반면 WSJ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 중 최고등급인 ‘AA’이상 등급을 받고있는 기업들은 전체의 97%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신평사로는 중국청신인터내셔널과 중국리안허신용등급, 다공글로벌신용등급 등이 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