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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화 약세땐 수출 증대?...환율마법 이젠 안통한다
신흥국 수출·경제성장 ‘뚝’
‘통화가치가 낮아지면 수출에 유리해진다’

오랜 기간 경제교과서를 장식했던 이른바 환율의 ‘자동조절기능’이다. 그런데 최근 신흥국 경제에서는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몇몇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2년 반만에 30%까지 떨어진 가운데 수출 성장세도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들의 올 3~5월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4.3% 하락,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았던 2009년 동기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년만에 루피아화 가치가 최저로 추락한 인도네시아는 경제성장률 역시 5년만에 최저수준까지 미끄러졌다. 심지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수출이 붕괴됐으니 수입도 줄여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지난 12달 동안 헤알화 가치가 3분의 1가량 떨어진 브라질도 철광석, 커피, 설탕과 같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11개월 연속 수출액이 감소했다.

말레이시아도 지난 5월 기준 수출액은 169억8000만달러(약 19조8734억원)로 급감했지만, 링깃화 역시 1999년 이래 그 가치가 가장 낮은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투자자들은 신흥국에서 앞다퉈 돈을 빼고 있다.

영국 아버딘자산운용은 올 2분기 신흥국 펀드에서만 99억파운드(약 18조원)를 회수했다. 약해질대로 약해진 신흥국 경제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한층 요동칠 것을 우려해서다.

다만 통화약세의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골드만삭스 그룹의 알베르토 라모스 애널리스트는 “통화약세가 수출 실적으로 이어지는 낙수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좀 더 강력한 부양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전히 인플레이션 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금리수준을 더 끌어내려 추가적인 수출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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