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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ADERS CAFE] 들고 가는 휴가 여행서 6선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글로벌 시대 해외여행자들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여행서도 다양한 지역을 망라하고 있다. 특히 종래 실용 정보 중심의 여행서 대신 최근에는 1년 이상 거주자들이 지역의 구석구석 속살을 보여주는 책들이 트렌드다. 유명 관광지 중심의 눈도장 찍기식 패키지 여행에서 한두 곳을 집중적으로 보고 즐기는 자유여행이 늘어난 탓도 있다. 에세이 중심의 이들 여행서는 굳이 여행을 계획하지 않아도 읽는 맛과 여행의 설렘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쟝르를 형성하고 있다.


▶뉴욕의 속살(안성민 지음/마음산책)=전세계인들을 끌어들이는 도시 뉴욕의 일상과 매혹적인 순간을 뉴요커가 된 한국화가가 농밀하게 펼쳐놓았다. 창조적 에너지가 넘치는 뉴욕 아티스트의 이야기와 패션 스토리는 ‘왜 뉴욕인가’를 다시금 느끼게 한다. 가장 미국적이랄 패션 브랜드 래그앤본을 창립한 마커스, 네잎클로버를 사랑하는 특별한 아티스트 레슬리, 뉴욕이 사랑하고 뉴욕을 사랑한 아티스트 애그니스 마틴과 솔 르윗, 리처드 세라까지 따라가볼 만하다. 저자의 일상도 흥미롭다, 뉴욕에서 15년을 살아내며 한 아이의 엄마기도 한 저자가 아이를 키우며 비로소 성장해가는 이야기는 ’브쿠클린 판 육아일기‘다. 언제나 저자를 위로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아주 사소한 것과 장소, 자신만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다양한 뉴요커들의 꿈의 풍경들이 펼쳐진다.

▶남자 혼자 라틴(류수한 지음/미래의창)=체 게바라, 헤밍웨이. 두 이름 만으로도 도시 아바나는 남자들을 설레게 한다. 여기에 라틴의 독특한 문화와 대자연의 경이로움은 더욱 마음을 충동인다.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인 멕시코의 과나후아토는 16세기에 건설된 아름다운 중세도시. 포석이 깔린 운치있는 길과 중세풍 건축물이 영화 속 중세 유럽을 연상시킨다. 트리니다드 역시 세계문화유산도시. 더운 한낮이 지나고 밤이 되면 음악과 낭만이 흐르는 곳으로 변한다, 19세기 화려했던 농장주들의 저택과 문화유산이 된 44m 높이의 노예 감시용 망루도 특별한 감흥을 준다. 기원전 100년의 경기장 몬테 알반에는 13개의 피라미드와 신전 등 26채의 왕권시대 유적들이 시간을 잊게 한다. 쿠바에는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로 불리는 신비의 땅 모고테, 마야 문명의 대유적지, 치첸이사 등 보물같은 곳들이 많다.

▶헤이, 런던(휴 키이스 지음/한빛라이프)=런던에서 데뷔해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 중인 싱어송라이터 휴 키이스가 수년간 생활한 런던이야기. 뮤지션 답게 런던을 음악과 뮤지션들의 이야기로 채웠다. 섹스 피스톨스의 100클럽, 힙스터들의 유원지인 러프 트레이드 레코드숍, 지미 핸드릭스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기타를 연주한 공연장, 라디오헤드가 무가지를 나눠주던 인디 레코드 숍,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맥주를 따라주던 단골 펍까지 런던을 다른 시각으로 이끈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다보면 1960,70년대 영국 팝음악의 서막을 연 비틀스와 롤링 스톤스부터 60년대 영향을 받아 1990년대 일어난 문화흐름인 쿨 브리타니아를 촉진한 브릿 팝과 포스트 브릿 팝 등 영국 팝 음악사를 저절로 익히게 된다. 맛집과 박물관, 공연장, 마켓 정보는 기본.

▶랄랄라!이탈리아(맹지나 지음/동양북스)=여행자들에게 쏠쏠한 정보로 사랑받고 있는 동양북스의 랄랄라 시리즈는 최신정보가 강점이다. 그것도 다양한 옵션대로 꼭 보고 느끼고 맛봐야 할 곳을 빠짐없이 담아냈다. 미리 알고 가면 좋은 지식, 도시별 축제, 쇼핑정보, 트래블 맵까지 빠짐없이 챙긴 배려가 돋보인다. 가령 이탈리아의 경우 북부 중부 중심의 6박7일 코스, 주요 5개 대도시와 근교 소도시를 묶은 14박15일 코스, 나폴리 4박5일, 피렌체 2박3일 등 이탈리아를 입맛대로 여행할 수 있는 실시간 정보가 깨알같다. 도시별 축제, 특히 화려하고 비싼 호텔보다 전통이 있으면서 서비스와 시설이 좋고 가격도 적당한 품격있는 100~160유로대의 호텔들을 소개한 점이 눈길을 끈다. 

▶어느 날 문득, 오키나와 (김민채 지음/북노마드)=오키나와는 하늘과 바다가 빚어내는 파랑의 변주와 정적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최적의 힐링장소로 요즘 가장 핫하다. 렌터카 없이 여행하려는 뚜벅이 여행자들을 위한 이 책은 걷기와 자전거타기, 대중교통으로만 오키나와 5박6일을 보낸 길 위의 시간들을 기록했다. 이 책은 많은 정보를 나열하기보다 감성을 통해 오키나와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함을 담아냈다. 널리 알려진 이름있는 곳들 대신 걷다가 만난 의외의 장소, 의미있는 숙박집, 현지인들이 자주 찾아가는 골목길 밥집, 오키나와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편집숍 등 구석구석 걸어내지 않으면 모를 솔직한 곳들이 내내 시선을 붙잡는다. 느긋한 보폭으로 즐기는 여행과 여백이 문득 오키나와를 꿈꾸게 한다.

▶제주에서 혼돌내낭(김윤양 지음/네시간)= ‘흔들내당’은 ‘한달 내내’라는 제주도 사투리. 여름과 겨울방학 한 달을 제주에서 사는 흔들내당족이 갈수록 늘고 있다.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한달 간 집이 아닌 곳에서 마치 여행하듯 제주사람처럼 살아보는 건 각박한 도시생활의 힐링이자 숨구멍으로 제격이다. 이 책은 한달 간의 제주살이를 통해 소원했던 가족이 사랑으로 다시 하나가 되는 가족여행기다. 매일 아침 9시면 어김없이 도시락을 싸서 어디론가 떠난다. 제주사람들의 일상을 여행하기다. 제주사람들이 즐기는 피서지, 음식점, 맛집, 가볼만 한 곳 등 특별한 정보가 들어있다. 그 중 저자가 꽂힌 곳은 제주의 숲. 비자림 숲을 비롯, 서귀포 중문 바닷길, 서귀포 자연휴양림, 사려니 숲, 절물 자연휴양림, 교래 자연휴양림 등 자연에서의 치유경험이 녹아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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