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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중복엔 ‘프랑스 곰탕’ 어떠세요?
[헤럴드경제=이혜원 인턴기자]더위가 극성인 ‘중복(中伏)’. 덥고 습한 날씨로 온몸에 기운이 빠지는 날이다. 기력을 보강하기 위해 한국에선 전통적으로 이날만큼은 고기가 들어간 보양식을 먹었다. 삼계탕, 장어, 곰탕 등은 여름을 잘 보내게 하는 대표적 복날 음식이다.

1년 4계절이 세계 보편적이듯, 여름을 이기는 보양식도 만국적이다. 음식 문화가 발달한 유럽 국가 중 하나인 프랑스에서도 보양식들이 있다. 거위간으로 만든 푸아그라(fois gras), 달팽이요리인 에스카르고(escargot) 등 귀한 식재료를 사용한 요리로 기운을 보강했다. 하지만 가난한 서민들이 먹던 ‘국민 보양식’은 따로 있다. ‘포토푀(pot-au-feu)’라고 불리는 스튜다. 유래나 조리 과정 모두 한국의 설렁탕과 비슷한 포토푀로 프랑스인들은 간소하게나마 고깃국을 먹을 수 있었다.
포토푀[사진=123rf]

포토푀는 ‘불 위에 올린 냄비’라는 뜻으로, 오랫동안 고아내는 조리 과정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다양한 식재료를 구할 수 없었던 서민들의 주식은 빵이었다. 여기에 곁들일 고기요리가 포토푀였다. 고기, 감자, 양파 등 재료를 넣어 끓여 고아진 국물로 한 끼를 먹고, 다시 냄비에 물을 부어 계속 우려먹는 요리다. 한번 재료를 준비하면 일주일 이상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넉넉하지 않은 평민들에게 고마운 음식이었다.

포토푀에는 이웃의 정도 담겨있다. 한 가족이 모든 재료를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시절, 가정마다 재료 한 가지씩을 가져와 큰 냄비에 넣어 다같이 끓여 먹기도 했다. 가난한 집에서는 돌이라도 넣어 찬조했다. 넉넉하진 않더라도 정만큼은 넘치는 중세 시대가 포토푀에 담겨있다.

조리법은 간단하다. ‘최대한 오래 끓이라’는 원칙만 지키면 포토푀는 완성된다. 고기, 당근, 파, 감자, 양배추, 무 등을 손질하고 여기에 물을 붓고 마늘, 정향, 타임, 월계수, 셀러리, 파슬리, 소금, 후추 등으로 향을 내 끓이면 된다. 총 조리시간은 3시간이 조금 넘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더 오래 끓여도 좋다. 곰탕이 그렇듯 오래 끓일수록 맛있다.

souriran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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