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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 주파수 700㎒, 절반은 내년까지 ‘사용 無’
[헤럴드경제=최정호ㆍ고승희 기자]황금 주파수인 700㎒가 상당 기간 사용하지 않는 ‘빈 공간’으로 남게 됐다.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정치인들의 비호 속에 주파수를 따낸 방송사 대부분이 아직 UHD 상용화와 관련, 별다른 청사진조차 못 그린 형편이다. 변변한 사용 계획도 없이 ‘일단 따고보자’ 는 욕심에, 1조원이 넘는 기회비용만 날리는 셈이다.

20일 지상파 방송 4사는 UHD 상용화와 관련, 뚜렷한 그림을 내놓지 못했다. KBS 관계자는 “미래부와 방통위 등에서 표준과 방송 정책에 대한 결정이 나와야 한다”며 “기술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기존 주파수를 활용한 시범방송 단계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정부가 전송 표준을 확정한 후 빨라야 내년 상반기, 혹은 평창 동계올림픽 직전 일부 스포츠 중계를 통해 본 방송도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나마 관련 예산을 잡아놓고 콘텐츠 확보에 나선 KBS는 양반이다. SBS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로드맵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정하기 위해 TF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플랜에는 올해 말 UHD 방송을 하기로 했지만, 주파수 분배가 늦어져 최소 일년 이상 더 걸릴 것으로 보고있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본방송이 이뤄지더라도, 완벽한 UHD 콘텐츠로 TV를 보는 것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이 관계자는 “초반에는 다큐나 드라마 같은 것으로 시작해, 그 이후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제작 기술은 확보된 상황이지만, 장비가 더 싸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MBC도 마찬가지다. 회사 관계자는 “일정 조율이 필요하고, 검토 중에 있다”고 본격적인 UHD 상용화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음을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방송사들과 달리, 정부는 방송사들의 향후 스케줄만 바라볼 뿐이다. 방통위 한 고위 관계자는 “주파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지금 디지털 지상파를 전면 대체할 것인지, 선택적으로 갈 것인지 방송사들이 결정해야할 의무가 주워진 것”이라며 구체적인 활용 스케줄 확정까지도 상당 시간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일부 방송사들이 장담하고 있는 내년 하반기 UHD 상용화도, 실제로 이뤄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 같은 주파수 공백, 그리고 이에 따른 혈세 낭비는 여야 정치권이 주파수 활용 계획에 간섭할 때 부터 예견된 것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주파수정책소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한 것은 국회가 방송사를 대변한 것”이라며 “주파수 할당은 정부가 정책 대안을 갖고 국민, 방송사 등의 의견을 듣고서 합의하는 게 적정 수순이고, 방송사를 대변해 국회가 정부와 얘기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정치인들이 주도한 결정의 절차, 그리고 결과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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