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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소액주주 약 16% 삼성물산 합병 지지했다.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17일 합병 주총에서 삼성물산이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를 여유있는 표차로 합병을 성사시켰다. 장기 투자 성과를 중시하는 일부 외국 기관과 삼성의 절박한 호소에 마음을 움직인 소액주주 표심이 삼성 쪽으로 기울었던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주총 결과에 따르면 합병안에 찬성한 주식은 9천202만3천660주로 삼성물산발행 보통주의 58.91%였다. 주총 전까지 삼성물산의 우호 지분은 삼성그룹(13.92%), KCC(5.96%),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22.26%)까지 모두 더해 42.14%로 관측됐다.

33.53%에 달하는 외국인 주주와 24.33%의 소액주주의 표심은 사전에 확인할 길이 없어 이들의 표심이 합병 성공 여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됐다.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국내 기관이 모두 삼성물산을 지지했다는 가정 아래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 가운데 16.77%가 합병을 지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물산이 42%가량의 우호 지분을 확고히 지킨 가운데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표심이 찬반으로 갈라진 것이 삼성물산 승리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외국인 주주 가운데 장기 투자 성과를 중시하는 인덱스·뮤추얼 펀드 중심의 투자 기관들이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3.12%의 지분을 보유, 외국인 가운데 엘리엇 다음으로 지분이 많은 블랙록은 최근 국민연금과 함께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놓고 삼성물산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져 찬성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밖에 뱅가드(1.28%), 디멘셔널(1.2%) 등 인덱스 펀드와 뮤추얼 펀드도 단기 성과를 중시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와는 거리를 뒀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다만 의결권 자문 시장 1, 2위 업체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글래스 루이스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합병 반대를 권고한 상황이어서 33.53%의 외국인 기관 투자가의 절반 이상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8% 가까운 높은 출석률을 보인 것으로 추산되는 소액주주의 표심도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일부 소액주주들이 합병 비율에 불만을 품고 공개적인 반대 운동을 벌이는등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합병 반대 기류가 강하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이 언론과 인터넷에 대대적인 광고를 내고 임직원들이 전국 각지를 돌며 합병 위임장을 받는 총력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상당수 소액주주의 마음이 합병 찬성으로 기운 것으로 분석된다.

/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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