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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강기가 바꿔놓은 공공임대주택 풍경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진정한 장기공공주택의 공급이 시작된 것은 1989년 영구임대주택이다. 최초의 사회ㆍ복지적 성격의 영구임대주택이다. 그 이후 ‘50년 공공임대주택’, ‘국민임대주택’, ‘보금자리주택’, ‘행복주택’ 등 다양한 공공주택이 공급되고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시설물의 노후로 인한 유지관리 보수의 한계가 뚜렷해지고, 고령화되는 입주자 의식 및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사회적 약자인 입주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주거복지 제공이라는 장기공공주택의 정책적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지 못하는 셈이다.

임대주택의 점진적인 노후화와 단기간에 집중된 장기공공주택 공급으로 인한 유지관리 비용의 급격한 상승은 풀어야할 숙제다.

저층영구임대주택은 1990년에서 1995년 사이 공급돼 현재 약 23년이 지났다. 총 15개단지(152개동)에 8378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입주자 유형은 거동 불편자(장애인과 노약자)가 5563가구 이상으로 전체 약 66%나 된다. 자연스럽게 입주자의 승강기 설치 요구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정부의 시설개선사업 예산의 지속적인 지원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최근 입주자와 지자체의 노력으로 시설개선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사례가 생겨 주목된다.

‘평택 합정3단지’는 역세권에 위치해 단지 내 주간 주차장 임대비용을 승강기 유지관리비용으로 활용한다는 전제로 입주자의 강력한 요구로 승강기가 설치됐다.

제주 ‘서귀포 동홍3단지’는 관리비 절감을 위해 경비, 청소용역 조차도 없는 전국에서 유일한 단지였다. 기초생활수급자가 60%나 되고, 독거가구가 200가구, 장애인이 약 100가구나 돼 승강기 설치가 절실했다.

이 곳은 서귀포시가 시설 개선사업을 지원했다. 승강기가 설치되기 전엔 거동이 불편한 노인 입주자를 중심으로 1층 선호도가 높아 동호 교체를 신청하는 대기수요가 있을 정도였다. 또 어디 거주하느냐고 입주자들에게 물으면 거의 대부분 이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슬럼화 이미지가 강했다. 승강기 설치 이후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현재는 자신있게 동홍3단지에 산다고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단지에 대한 애착심을 갖는 입주민이 늘었다고 한다. 거동이 불편해 자주 내려오지 않던 노인들도 표정이 밝아지며 이젠 단지 내 외출과 운동을 즐긴다.

윤영호 전임교수
LH토지주택대학교
이런 점이 정부와 지자체의 협치를 통한 진정한 공간 복지구현이 아닌가 생각한다. 저층영구임대주택의 승강기 설치는 기존에 생각하던 단순한 시설개선의 개념을 넘어 공간복지의 구현으로 나아가는 단계의 좋은 예다.

입주자 고령화에 따른 문제점 개선을 위한 정부 및 지자체의 관심과 인식전환, 그리고 장기공공주택 시설개선사업 예산의 지속적인 지원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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