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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 커피농부 변신…작가 김영한 제주커피연구소장>“농사도 놀이처럼 즐길 수 있어요”
대기업 출신 작가서 제주이주 후
직접 커피나무 키우고 특허출원까지
농장콘서트 등 서비스농업 꿈 실현



농업도 이젠 서비스 개념을 도입해야 합니다. 도시인들이 체험 등을 통해 농업을 즐거운 놀이로 생각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삼성전자 출신. 마케팅 전문회사 대표. 대기업 컨설턴트. 그리고 ‘총각네 야채가게’, ‘스타벅스 감성 마케팅’ 등 65권의 책을 펴낸 작가 김영한<사진>.

2013년 1월 30일. 화이트칼라로 평생을 살아 온 그가 환갑이 지난 나이에 돌연 제주도로 이민(?)을 감행했다. 그리고 제주도 남단, 산방산 밑 사계리 관광도로변에 웨딩 포토숍을 세웠다. 

1년 동안 손님은 딱 한 커플. 마케팅 전문 컨설턴트가 정작 자신의 사업 마케팅에는 실패한 것이다. 결국 절치부심 끝에 커피숍으로 용도 변경했다. ‘씨앤블루’다.

현재 그의 직함은 ‘제주커피연구소장’이다. 본격적으로 ‘커피 농부’가 되겠다며 커피숍과 함께 ‘제주커피수목원’도 만들었다.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제주의 따뜻한 날씨와 화산토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커피 나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숙성커피인 ‘한라 자바’를 개발하고, ‘제주몬순 커피(발효커피)’로 특허 출원도 했다. 최근에는 ‘나는 매일 아침 제주 몬순 커피를 마신다’라는 책을 동생 김영안 씨와 함께 출간했다.

“시스템 사회인 서울은 효율을 추구하며 남을 위해 사는 곳이에요. 내 꿈을 가질 수가 없죠. 기껏해야 승진해서 월급 많이 받는 것. 이게 감옥에서 조금 좋은 사식 먹는 것과 뭐가 다르겠어요. 저는 하루를 살더라도 내 맘대로 살아보고 싶었어요.” 그가 늦은 나이에 제주 이민을 결심한 이유다.

김 소장은 커피를 좋아하는 한국에서 커피를 못 만든다는 건 말이 안된다는 생각이다. 4조원대로 규모가 큰 한국 커피시장이 정작 생두 100%를 수입하고 있다며, 이제는 커피나무를 직접 키워 커피 속국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문화를 통해 서비스 농업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17일에는 커피농장에서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영국의 실력파 재즈 뮤지션 데이먼 브라운이 참여한다. 김 소장은 제주도 공연을 위해 방한하는 그를 농장 콘서트에 섭외하는 데 성공했다.

텃세 많다는 제주에서 ‘로망’을 이룬 그에게 성공 비결을 물었다.

“돈 좀 있다고 외제차 몰고, 비싼 옷 입고, 골프나 치러 다니고…. 밭 갈고 물질하는 제주 사람들이 이런 외지 사람들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들겠어요. 외지인이 낸 식당에 제주 사람은 안 간다고요? 땀 많이 흘리는 제주 사람들, 짜고 비리게 먹는데 외지인이 낸 식당 음식이 입맛에 맞겠어요? 제주 사람들은 그저 제주식대로 살고 있을 뿐이에요. 그래서 제주에 오려면 제주 사람이 돼야 합니다.”

제주=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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