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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SDI의 특별한 돌잔치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2일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아동복지시설 성심원에 커다란 기저귀 케이크가 올려진 잔칫상이 차려졌다. 지난해 이맘때쯤 태어나 성심원에 맡겨진 4명의 아기들을 위한 돌잔치다. 잔칫상 옆에 놓인 선물상자에는 옷가지와 장난감이 가득했다.

이곳 성심원에는 부모의 따뜻한 사랑이 모자란 아동 40여명이 살고 있다. 잔칫상 앞에서 찡긋 눈웃음을 지어보이던 4명의 아기들도 엄마의 체온을 충분히 느껴보지 못한 채 베이비박스에 담겨 성심원으로 왔다. 베이비박스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이를 기르기 어려운 부모들이 아이를 담아두고 가는 작은 상자다. 
첫돌을 맞은 삼성SDI와 4명의 성심원 아기들.

엄마의 품이 그리운 아기들은 수녀님이나 선생님이 보이지 않으면 금세 울음보를 터트렸다. 바둥대는 아기를 두 팔로 꼭 감싸안아주면 그 서럽던 울음도 차츰 잦아들었다. 성심원의 진 안드레아 원장수녀는 “또래의 다른 아기들이 엄마, 아빠란 말을 할 때 소중한 우리 아기들도 아픔 없이 자라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사랑을 주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성심원의 수녀님들을 비롯한 모든 교직원이 정성을 다해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지만, 여전히 일손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날 아이들의 돌잔칫상을 차린 삼성SDI는 성심원의 오랜 후원사 중 하나다. 10여년 전 몇몇 임직원들이 알음알음 시작한 봉사활동이 이제는 회사 차원의 환경미화 지원, 텃밭 가꾸기 등으로 확대됐다.

공교롭게도 삼성SDI는 성심원 돌잔치 하루 전인 1일 구(舊) 제일모직 소재부문과 통합 1주년을 맞았다. 회사와 함께 태어난 아기들을 위해 직원들은 별도의 성금을 모았고, 음식과 선물도 직접 마련했다. 삼성SDI의 한가현 대리는 “부모의 얼굴도 모른 채 맡겨진 갓난 아기들을 위한 음식과 선물이어서 정말 애틋했다. 큰 아픔을 갖고 있는 아기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돌잔치의 하이라이트인 돌잡이 시간. 4명의 아기들 앞에 판사봉이나 청진기, 만원짜리 지폐는 없었다. 대신 ‘믿음’과 ‘소망’, ‘사랑’ 등의 글자가 쓰인 오색풍선들이 놓여져 있었다. 작은 손으로 풍선을 골라 쥔 아기들의 얼굴에 웃음이 번져왔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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