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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리콘밸리, 위너스 서클 뜬다...상장 대신 민간자금 개별 유치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기업공개(IPO)로 주식 투자자들을 끌어 모아 자금을 충당하던 시대는 갔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소위 ‘위너스 서클(Winner‘s Circle)’ 기업들은 회사를 쥐고 흔드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을 피해 장기간 IPO에 나서지 않고, 몇몇 뜻 맞는 민간투자자로부터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거액의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거의 필수적으로 주식을 공개했던 이전과 달리 최근 실리콘밸리의 경쟁력 있는 기업들은 IPO를 최대한 피하고 있으며, 이들의 성장세를 높게 평가한 투자자들의 지원이 기존 주식공개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오랜 기간 IPO를 피하고 있다가 2012년에야 상장에 나선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예다. 페이스북은 당시 비상장기업으로서 주주가 500인 이상이 돼 특정 금융정보를 대중에게 공시하도록 한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되자 주식 공개에 나섰다. 상장 직후 페이스북으로 몰린 금액은 160억달러(약 182조원)으로 현재 이 기업의 시장 가치는 2500억달러(약 281조원)에 이른다.

페이스북과 같이 특별히 압박 받을 상황에 직면하지 않은 기업들은 여전히 자체 투자유치만으로 회사를 키워 나가고 있다. 모바일 차량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는 비상장기업으로서는 기록적인 100억달러(약 11조원)의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가장 최근 투자받은 금액만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에 이르는 에어비엔비의 경우에도 현재까지 모은 투자금이 240억달러(약 27조원)에 이른다. 빅데이터 분석기업인 팔란티어는 200억달러(약 22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논의를 진행중이다.

이 같은 기업들의 경영 방식은 최근 높은 비율의 지분을 확보한 후 개인의 수익 창출을 위해 기업 경영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을 막기 위한 목적이 크다. 넬슨 펠츠, 칼 아이칸, 폴 싱어 회장 등으로 대변되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구조조정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회사를 분사하거나 매각하는 방법으로 사적인 수익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대표 종합화학기업 듀폰도 최근 넬슨 펠츠 회장과의 위임장 대결에서 가까스로 승리했다. 펠츠 회장과 아이칸 회장과 모두 뉴욕 멜론 은행의 주요 주주로서 지속적인 경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IPO에 나선 기술 기업의 수가 이전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FT는 1999년 258개의 기업들이 주식 공개에 나섰지만 지난해 IPO에 나선 기술 기업은 59개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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