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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관총 발굴 성과 공개…코발트색 유리그릇 등 발견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과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금관총의 발굴 성과를 23일 공개했다. 이번 발굴 조사는 일제가 급히 부장품만을 수습하고 끝낸 것에 비해 해방 이후 축적된 우리 학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조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하 물리 탐사와 같은 체계적인 조사 방법을 동원해 금관을 비롯한 부장품 출토 공간을 사전에 확인하고, 무덤 구조와 관련한 새로운 정보의 수집과 유리그릇, 은제 허리띠 장식 등 당시 수습하지 못한 부장품도 일부 발견하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금관총은 일제강점기인 1921년 9월 경주 노서리의 한 주택을 수리하다가 금관이 출토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일제가 금관총을 체계적으로 조사하지 못해 매우 중요한 신라 고분임에도 최근까지 학술 자료로 잘 활용되지 못했다.

금관총 전경

국립박물관은 지난 수년간 금관총 출토품의 정리를 진행해 왔고, 올해 3월부터 금관총에 대한 정식 발굴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결과 금관총의 구조는 5세기 말~6세기 초에 축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 최고위급 지위를 가진 왕과 왕족, 몇몇 귀족들만이 축조할 수 있는 거대 봉분의 ‘지상식’ 돌무지 나무덧널 무덤(적석목곽묘)이다. 다른 나라의 무덤과 달리 망자와 부장품을 지하에 묻지 않고, 지상에 나무덧널을 축조하고 망자와 부장품을 넣는 장례를 치른 후 나무덧널 위와 사방 주위를 큰 강돌로 두껍게 쌓은 후 흙을 덮었다. 현재까지 발굴된 거대 봉분을 가진 신라의 ‘지상식’ 돌무지 나무덧널 무덤에는 서봉총, 황남대총, 천마총 등이 있다.

무엇보다 이번 발굴에서 주목되는 성과는 일제가 당시 완전히 조사하지 못했던 금관총의 돌무지 구조를 확인한 점이다. 조사단은 돌무지 구조의 평면 형태가 모서리를 없앤 한변 20m의 네모 형태임을 확인했다. 돌무지를 쌓기 전 목조가구(나무를 이용해 기둥을 세우고 가로를 연결해 바둑판 모양의 틀) 시설을 한 흔적도 발견했다.

금관총 돌무지 구조와 목조가구 흔적

국립박물관측은 “물론 목조가구 시설은 황남대총에서 확인된 바 있으나, 목조가구를 짜고 그 안에 돌무지를 축조해 가는 과정을 차례대로 복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발짝 진전된 조사 결과를 도출한 것”이라며 “또 돌무지의 단면 형태가 50° 정도 경사의 사다리꼴 형태임이 밝혀져 지금까지 돌무지 단면 형태에 대한 학계의 논쟁을 정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조사단은 망자와 부장품이 있었던 나무덧널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제기했다. 일제 연구자는 덧널이 하나이고, 크기는 길이 4.8m, 너비 2.1m 정도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방 이후 한국고고학계에서는 금관총의 나무덧널의 수와 크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왔다. 

금관총 출토 유리그릇 편

조사단은 이번 발굴에서 나무덧널 아래 깔렸던 자갈층의 범위가 길이 5.7m, 너비 3.0m 정도임을 확인했다. 나무덧널의 크기 또한 일제 연구자가 제시한 것보다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덧널의 수도 하나가 아니라 2개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부장품은 이미 일제강점기에 대부분 수습됐지만 이번 발굴에서 유리그릇, 은제 허리띠 장식, 유리구슬, 금실, 달개 장식이 달린 금실과 같은 부장품을 찾아냈다.

금관총 출토 은제 허리띠 장식

국립중앙박물관은 “이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고대 사회에서 황금에 버금가는 귀중한 재료인 유리그릇”이라며 “비록 작은 조각만이 확인됐지만, 코발트색의 유리그릇 편은 당시 보고서에 없는 것으로 새롭게 확인된 부장품”이라고 전했다.

발굴 종료 후 조사단은 국립경주박물관과 함께 금관총 종합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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