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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개월 ‘원포인트 임대’ 성업중
학원때문에…고시때문에…성형때문에
에어컨·세탁기 완비…
임대인은 회전율 높아 좋고
임차인 언제든 뺄수있어 좋고
대치동, 지방학생 학원수요
강남은 성형 외국인 넘쳐


“1~3개월 거주 가능. 에어컨, 세탁기, 가스레인지 완비. 몸만 오셔도 됩니다.”

짧게는 한달, 길게는 석달 임대를 하는 초단기임대 시장이 부동산의 새 트렌드로 부상했다. 초저금리 시대의 새로운 현상이다. 단기임대는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짧은 거주 목적의 단기임대는 얼마든지 많다.

다만 최근엔 1~3개월의 ‘단타 월세’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임대인은 단기매물을 자주 회전시키는 게 더 이익이 남고, 임차인은 수요 목적을 달성하면 금세 집을 비울 수 있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생긴 새 흐름이다.

16일 부동산 업계와 중개업소에 따르면, 저마다 목적과 계획에 따라 오피스텔과 원룸주택 등을 2~3개월만 세들어 사는 단기임대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월세 계약이 1년 기준으로 이뤄지는 걸 감안하면, 회전율이 높은 형태인 셈이다. 

1~2달짜리 초단기임대시장이 활발하다. 서울 학원에 다니기 위해, 고시 공부를 위해, 혹은 성형을 위해 한두달짜리 월세를 원하는 수요가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중앙대 앞의 단기임대 매물 게시판.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단기임대의 갈래는 지역별로 다양하다. ‘사교육 1번지’인 강남 대치동에는 방학을 앞두고 빈 방을 찾는 경기도, 지방 엄마들이 몰린다.

이 일대 원룸(16~20㎡)은 월세만 100만원을 훌쩍 넘지만, 방학 직전엔 품귀 현상을 빚는다.

대전에서 고3 수험생을 키우는 유모(47) 씨는 “학교는 서울에서 못다녀도 방학때 대치동 원룸에 자취시키면서 학원 특강을 듣게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술학원이 밀집한 홍대 주변과 로스쿨 준비 학원을 비롯해 각종 고시 학원이 많은 신촌과 노량진 일대에도 ‘청운의 꿈’을 품은 청년들이 빈집을 탐색한다. 특히 한국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외국인들은 강남 오피스텔과 원룸에 1~2달 머무르며 회복기를 보내기도 하면서 강남 초단기임대 매물은 인기다. ▶관련기사 8면

단기임대는 통상적인 임대에 비해 월세가 10~20% 가량 비싸다. 그 대신 보증금은 아예 없거나, 예치금 형태로 1개월치 월세만 받는다. 집주인 입장에선 방을 놀리지 않아서 좋고, 세입자 입장에선 보증금 부담 없이 짧게 거주할 수 있어서 좋다.

김혜현 센추리21코리아 전략기획실장은 “과거 일부 한정된 지역에서만 이뤄지던 단기임대가 이제는 지역에 따라, 임차인의 부류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갈래로 나눠지고 있다”고 했다.

비단 주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상가를 임대할 때도 짧으면 며칠, 길어야 몇 주만 점포 자리를 빌리는 단기임대 형태가 퍼지고 있다. 임대료는 15~30% 비싼 대신 보증금과 권리금이 없는 게 장점이다.

중개업계에서도 단기임대를 어엿한 서비스 분야로 상정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 어플리케이션(앱) ‘방콜’을 서비스하고 있는 부동산114 관계자는 “단기임대에 대한 회원 중개업소와 서비스 이용자들이 관심이 커지면서 단기임대가 가능한 매물만 걸러서 검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집주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세입자가 임의로 ‘재임대’를 하는 경우는 나중에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임대수요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선 집주인들이 새로운 세입자를 제때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걱정거리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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