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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해외건설 7000억달러 쾌거, 제2도약 준비할 때
국내 건설회사의 해외건설 수주 누적액이 10일로 7000억달러를 돌파했다. 1965년 현대건설이 처음으로 태국 고속도로 공사를 따내며 첫 발을 내디딘지 반세기 만에 이룬 값진 성과다. 지금 우리 경제는 내수 침체와 일자리 부족 등으로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믿었던 수출은 5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그런 가운데 해외건설이 효자 산업으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는 것은 큰 안위가 아닐 수 없다.

해외건설은 경제발전을 위한 자원과 재원이 전무한 상황에서 피어난 한송이 꽃이었다. 경제개발 초기인 1960~1970년대 나라 곳간 텅 비다시피했다. 돈 쓸 곳은 많고 달러는 절대 부족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해외건설 전사들이 빈 금고를 피와 땀으로 채웠다. 사막의 모래 바람과 싸우면서 얻어낸 중동에서의 수주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는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같은 해외건설 효과는 우리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되고 세계 10위권을 넘보는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결정적 원동력이었음은 누구도 부인치 못할 것이다.

세계 건설사의 한 획이 될만한 공사도 많았다. 사막을 옥토로 바꾸는 ‘세기의 공사’라던 리비아 대수로 사업,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건설 등이 그것이다. 단일공사로는 해외건설사상 최대였던 180억달러규모의 아랍에미레이트 원전사업도 있었다.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세계 5위의 건설대국으로 부상한 점 역시 평가할만 하다.

하지만 헤쳐나가야 할 난제도 적지않다.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추격이 거세고, 미국 독일 등 선진국과의 기술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그만큼 우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국내 업체간 출혈 경쟁까지 심해져 일부 업체는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삼성, GS, SK등 대형업체들마저 한 현장에서 수천억원의 손실을 내며 위기에 빠지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오죽하면 ‘이제는 안에서 번 돈으로 바깥의 부실을 메워야 할 판’이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고질적인 입찰 담합과 하자로 정부와 국민의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구습을 벗고 환골탈태하는 제2 창업 정신이 절대 요구되는 시점이다. 중동 중심의 시장을 다변화하고 기술력을 바탕으로한 전문화 역시 시급하다. 정부도 규제를 과감히 풀어 경쟁력을 높이되 컨소시엄 등을 통한 합작 수주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 고부가가치의 선별 수주만이 우리 건설산업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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