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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부산 대형아파트 ‘인기’
중소형과 가격차이 적고 매물 부족…수요는 늘어
대구에 사는 A 씨는 지난 5월초 달서구의 175㎡(이하 전용면적) 크기 주상복합 아파트를 7억3000만원에 계약했다.

지난해 말 6억7000만원에 나온 이 아파트를 사기 위해 계약금까지 들고 갔지만 아침에 이미 계약이 완료돼 계약에 실패한 뒤 두 번째 시도였다.

인근 대우월드 공인 관계자는 “대형 물량은 어쩌다 1~2개씩 나오는 상황으로 매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중대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는 꾸준히 있는데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구 등 아파트 가격상승세가 빠른 지방을 중심으로 대형 아파트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여전히 중소형 아파트가 압도하고 있는 수도권과 달리 대구 등 일부 지방에서는 대형 아파트 상승폭이 중소형 아파트를 넘어섰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5월 전년 동기대비 대구의 대형 아파트(135㎡ 초과) 매매가격은 10.91% 올라 7.97% 상승한 중소형(40~63㎡)보다 오름폭이 크다. 같은 시기 중형(63~96㎡)도 10.45% 오르는 데 그쳐 역시 대형보다 상승폭이 작다.

이런 현상은 부산에서도 나타난다. 역시 지난 5월 기준 최근 1년간 부산 대형 아파트는 1.27% 올랐다. 같은 시기 소형(40㎡이하)은 0.87%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런 현상은 같은 시기 수도권에서 소형(4.74%)이 대형(0.53%)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이 오르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대구나 부산 등 지방에서 대형 아파트가 많이 오르는 이유는 인기있는 중소형만 지으면서 대형의 희소가치가 크게 생겼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지역별 월평균 착공 통계에 따르면 대구지역 전용 135㎡ 초과 대형은 2011년 348채나 됐지만 지난해 156채까지 떨어졌다. 부산의 경우도 대형을 2011년 월평균 158채씩 착공하던 것이 지난해 44채로 급감했다. 반면 전용 40~60㎡ 중소형 착공은 대구의 경우 2011년 월평균 48채에서 256채로, 부산은 446채에서 572채로 급증했다.

최근 몇년간 중소형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시세가 많이 뛰어 대형과 가격 격차도 많이 줄었다.

대구 갈삼동의 우방드림시티의 경우 84㎡형이 현재 3억1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105㎡형의 경우 3억5000만원 수준으로 가격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갈삼동의 월드 마크 공인 관계자는 “대형 아파트의 경우 3.3㎡당 1000만~1100만원대지만, 소형의 경우 1150만~1250만원으로 3.3㎡당 가격이 소형이 대형보다 비싸다”고 했다.

부산 장전동 금정산 SK뷰 인근 114공인 관계자는 “관리비 등이 많이 나간다는 이유로 과거 중대형 매물이 거의 안나갔지만, 최근 들어 호가를 2000만~3000만원 올려 내놓는데도 쉽게 나간다”고 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서울 명동 PB센터 팀장은 “최근 몇년 사이 중ㆍ대형 아파트 공급이 적은 상황에서 소형 아파트가격이 무섭게 올라 중대형으로 대체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특히 가격 상승폭이 큰 대구 등 일부 지방의 경우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며 앞으로 중대형 물량이 적은 수도권으로 분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일부 투자 수요들이 중대형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써치 센터장은 “가격이 상승할 경우, 대형이 중소형 아파트 보다 그 상승폭이 더 크다”며 “투자 수요들이 대구 등 상승폭이 큰 지방으로 몰릴 수도 있다”고 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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