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던 법무장관 후보자 인선이 다소 늦어지는 것은 ‘성완종 리스트’ 사건 수사와 관련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일찌감치 후보군을 추려놓고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큰 사회적 파장 없이 마무리지을 역량을 갖춘 적임자가 누구인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9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사법연수원 10기부터 15기까지 폭넓은 후보군을 대상으로 인선을 검토 중이다. 사법연수원 14기인 김진태 검찰총장과 빠르게 호흡을 맞춰 성완종 리스트 수사의 ‘출구전략’을 제시할 인사를 찾고 있다.
차기 장관후보로는 사법연수원 15기가 유력하다. 이들 중 서울 출신으로 치밀하고 명석하면서도 비교적 온화한 품성인 길태기 전 서울고검장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최교일(경북)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명관(충남) 전 수원지검장, 석동현(부산) 전 서울동부지검장, 곽상도(대구)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도 경합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길 전 고검장은 법무부 대변인, 사법연수원 부원장, 법무부 차관을 거치며 기획 능력을 인정받았다. 현대종합상조의 100억원대 횡령 사건, 금호석유화학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한 경력도 돋보인다. 안대희 전 대법관의 후임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최 전 지검장은 대검 연구관 시절 형사사법제도 개혁을 이끌었고, 서울지검 형사7부장, 서울지검 1차장,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쳤으며, 온화한 성품에 기획능력까지 갖췄다는 평이 나온다. 한 전 지검장은 특수ㆍ공안ㆍ기획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 2013년 검찰총장 후보로 천거된 바 있다. 2012년엔 서울동부지검장 직무대리로 ‘성추행 검사’ 파문을 수습하기도 했다.
11기인 문성우(광주) 전 법무부 차관도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 총장의 선배로 검찰 지휘에 무리가 없는데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지휘한 경험을 갖춘 기획통으로 꼽힌다. 호남출신이라 탕평의 상징이기도 하다. 검찰 1ㆍ2ㆍ3과장과 검찰국장 등을 두루 거쳐 법무 업무에 정통하며 법무부 국제법무과장, 국제검사협회 부회장을 맡는 등 국제업무에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인재가 많은 것으로 소문난 13기에서 장관이 나온다면 차동민(인천) 전 대검차장이 첫 손으로 꼽힌다. 친화력과 균형감각, 국정이해 및 수행능력이 뛰어나다. 14기에서는 곽상욱(서울) 감사원 감사위원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으며, ‘명검사’ 별명을 가진 10기 명동성(전남) 전 서울중앙지검장 역시 안정감과 지역균형이라는 키워드에 맞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밖에 김수민 국가정보원 2차장(12기)과 소병철(15기) 전 법무연수원장도 한때 유력하게 거론됐다. 그러나 김 차장은 황 장관과 마찬가지로 성대 법학과에 공안통이라는 점이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호남 출신인 소 전 원장은 고사했다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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