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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타도 사는 중동의 나라 ‘이집트’…메르스 감염 1명으로 막은 방법은?
[헤럴드경제]한국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방지 대책 마련이 중요 의제로 떠오른 가운데 중동의 최대 인구 보유국인 이집트 정부의 메르스 대응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메르스 ‘진원지’라 불리는 걸프국가들과 인적 교류가 비교적 활발하고 메르스 바이러스의 중간 매개로 지목되는 낙타를 관광지 등에서 쉽게 접촉할 수 환경에서도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일단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연합뉴스가 이집트 보건부 산하 ‘전염병감시국’(Epidemiology and Surveillance Unit)에 문의한 바에 따르면 인구 약 8천500만명의 이집트에서는 지난해 4월 메르스 감염 환자가 처음이자 유일하게 발생했다. 메르스 감염에 따른 이집트인 사망자는 현재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가 귀국한 28세 남성 메르스 감염 환자는 2주간 이집트 국영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나서 2주 뒤 완치돼 퇴원했다.

이 환자는 애초 사우디에서 폐렴 증세를 보이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도착하자마자 철저히 격리돼 약물 치료 등을 받아왔다.

당시 이집트 보건 당국은 국내서 첫 메르스 환자가 생기자 그를 철저히 격리, 관리하며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데 최대한 주력했다.

이를 위해 이집트 보건 당국은 환자가 입원한 병원에 다른 환자, 방문객들의 출입도 엄격히 통제했다.

감염, 바이러스와 관한 전문의들만 마스크와 장갑 등 보호장구를 착용한 채 메르스 환자를 진찰, 연구하면서 2차 감염 방지에도 철저한 주의를 기울였다.

카이로 등지에서는 관광용 목적의 낙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보건 당국은 낙타 취급에 관한 별도의 조치를 내리지는 않았다.

이집트 최대 관광 명소 중 하나인 카이로 외곽 기자 피라미드에서는 지금도 낙타를 타고 그 주변을 둘러보는 관광 상품이 성행 중이다.

낙타 고기와 낙타 우유를 섭취하지 말라는 정부 차원의 캠페인이 펼쳐진 적도 없다고 카이로의 한 시민은 말했다.

이집트 전염병감시국 소속의 파트마 샤하트 무함마드 박사는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낙타와 접촉 금지, 낙타 우유, 낙타 고기 섭취를 피하는 것도 필요한 메르스 예방책이지만 이집트 정부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낙타를 매개로 필연적으로 전염되는 것은 아니어서 낙타 취급을 막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 대신 첫 메르스 감염 환자와 가까이 있는 의료진, 의료시설을 통한 2차 감염 확산 방지에 주력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영국 등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환자에서 의료진으로 전파된 경우, 확진 판정이 나오기 이전 입원 환자 사이에서 전파된 적이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만하다”며 “한국에서 메르스 환자가 빠르게 증가한 경우도 이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한국의) 지금 상황에선 메르스 바이러스의 추가 확산을 막고 전문 의료진이 환자들을 통제·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위해선 바이러스 등에 관한 전문 교육을 받고 감염 예방 훈련이 돼 있는 의료진이 보호장구를 확실히 갖추고 나서 메르스 환자들을 돌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그는 메르스 증상과 다른 질병의 특징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메르스 감염 여부를 조기에 또는 테스트 없이 발견하기는 항상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메르스 바이러스가 공기 중 감염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지에 관한 연구·조사가 부족하고 이 질병을 퇴치할 마땅한 백신이나 치료법도 없는 상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중동에서 12년째 전염병학과 바이러스학을 연구해 온 무함마드 박사는 지난해 4월 이집트에서 처음이자 유일한 메르스 감염 환자를 진찰, 연구하는 데 참여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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