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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수출 급락에 메르스까지…총체적 위기의 우리 경제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 5월 수출액은 423억9200만 달러로 5개월 연속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 폭도 두 자릿수(10.9%)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이후 이런 하락세를 보인 적이 없었다. 소비와 투자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수출까지 덫에 걸린 것이다. 게다가 메르스 확산으로 요커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차질이 생기고, 내수마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러다 우리 경제가 더 깊은 불황의 늪으로 빠져드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수출 크게 줄어든 것은 전통 주력 수출 상품인 석유제품, 가전, 조선, 석유화학, 철강이 맥을 추지 못한 탓이 크다. 거기에 우리 수출의 간판격인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의 부진도 한 몫을 했다. 이들 상품의 수출 경쟁력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주요 수출 무대인 중국 수출이 4개월째 감소하고 미국 수출도 2개월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 역시 불안한 대목이다. 물론 글로벌 교역이 둔화한데다 미국과 중국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고 일본, 유럽연합의 경기부진이 수출 환경 악화로 이어진 게 1차 원인이다.

하지만 현재의 수출 부진이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예컨대 그동안 우리 수출 탄력은 중국 성장 영향이 컸다. 중국이 인프라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석유화학을 비롯해 철강 조선 플랜트 등 중화학공업이 큰 혜택을 받은 것이다. 게다가 부품 및 반제품을 수출해 완제품을 만든 뒤 선진국 시장에 판매하는 가공무역이 우리의 수출을 키웠다. 그러나 이제 중국은 이미 초기성장단계를 지났고 제품경쟁력이 우리와 대등한 수준이 됐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상당 품목에서 되레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을 정도다.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 기기와 컴퓨터 등에 의존하는 안일한 상품 및 무역 전략으로 중국 추격에 맞설 수 없게 된 것이다.

한ㆍ중자유무역협정(FTA)은 수출 전환점 마련의 좋은 기회다. 콘텐츠 등 서비스를 비롯해 금융ㆍ통신, 지적 재산권 등의 시장이 전면 개방된 만큼 15억 내수시장을 겨냥한 새 비즈니스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우리 수출의 25%정도를 점유하는 중국시장을 외면한 채 우리 경제활로를 찾는다는 것은 우물에서 슝늉 찾는 격이다. 국회도 한ㆍ미, 한ㆍ캐나다 때처럼 FTA 비준에 머뭇거려서는 안된다. 기업들 역시 중장기적으로 파고들 전략 상품 마련에 적극 나서야할 때다. 그게 경제를 살리는 첩경이다. 메르스 공포를 조기 차단해 소비 심리를 바로잡는 것도 당장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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